“중형 나오면 정국 급반전” “천지개벽? 큰 변화 없을 것”

2024-11-15 13:00:03 게재

이재명 대표 선거법 1심 선고 앞두고 여권 내부 표정 엇갈려

한동훈 “유죄 선고 반사이익만으로 안 돼, 쇄신해야 반전”

여권이 2년 넘게 기다린 날이다. 윤석열정부 들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뒤 여권에서는 국정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 대표만 잡아넣으면 정국은 반전된다”는 기대감을 품고 버텼다. 그 기대는 실현될까. 선고 결과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질 뿐더러, 여권이 바란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급격한 정국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원내대책회의 참석하는 추경호 원내대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15일 오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온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만약 1심 판결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되고 이 판결이 최종심에서 확정된다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선 선거비용 434억원을 토해내야 한다. 벌금 100만원 미만으로 유죄가 확정될 수도 있다. 의원직과 피선거권은 유지된다. 무죄가 나올 수도 있다.

여권은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기 본격화된 뒤 2년여 동안 이 대표의 사법처리만 기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정부 2년 반 동안 수시로 국정 위기가 닥쳤지만, 쇄신으로 극복할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이 대표만 잡아넣으면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라며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7개 사건, 11개 혐의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어느 혐의로든 ‘중형’이 확정되면 정치적 치명상을 입으면서 여권이 국정주도권을 가져올 것이란 계산이었다.

여권이 그토록 기다리던 순간이 15일로 닥쳐왔다. 여권 주류에서는 여전히 기대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이날 1심 선고에서 100만원 이상 판결이 나오면 이 대표를 겨냥한 민심이 싸늘해지면서 여권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되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계산이다. 지금은 윤 대통령과 여당만 여론의 비판대에 올라있지만, 이 대표가 ‘중형’을 받으면 비판대 주인공 자리를 넘길 수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실제 이 대표에게 ‘중형’이 선고되면 민주당은 유력 차기주자를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한 대여공세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이 기회를 활용해 국정 위기를 모면하고 주도권을 회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조차 이 같은 정국 반전 기대감에 대해 “감 떨어지기만 바라는 꼴”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여권이 직면한 국정 위기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 돌파할 일이지, 이 대표 ‘중형’에 따른 반사이익만으로는 극복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동훈 대표는 14일 “이 대표 유죄 선고의 반사이익만으로는 안 되고, 우리가 변화·쇄신 의지와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려야 국민의 마음을 얻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한 의원은 “만약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다면 정치적 공세를 퍼부을 명분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최종심까지는 너무 멀었고 야권도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1심 판결만으로 정국이 천지개벽할 것처럼 기대하는 여권 주류의 기류는 이해가 안된다. 정국은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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