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탄소중립 “계획따로 예산따로?”
내년도 기후예산 토론회
기후관련 예산 늘었지만
감축목표 달성 어려울 듯
경기도의 내년도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이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제시된 2025년 재정투자계획의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내년에 기후위기 관련 예산을 늘리긴 했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현정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 공동실행위원장은 14일 오후 2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년도 경기도 기후예산 진단 및 과제 토론회’에서 ‘경기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기본계획)’과 내년도 ‘경기도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인지예산)’ 분석결과를 설명하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기본계획상 2025년 재정투자계획은 5조1908억원이나 내년 인지예산서에 사업은 3조7829억(289건)으로 1조4000여억원이 적다. 이 가운데 기본계획과 인지예산서에 모두 있는 사업예산(116개)은 2조4908억원으로 절반도 안된다. 문제는 해당사업의 온실가스 감축효과 추정량이 77만8881톤(CO2환산량)으로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25년 감축계획량 1213만688톤의 5.5%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인지예산서에 나온 온실가스 감축사업 외에 국비사업 민간분야 등 다른 곳에서 더 많은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인지예산서에서 다루고 있는 3조7000억원 기준으로는 기본계획에 제시한 내년 감축량의 5.5%정도 감축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인지예산사업이 감축·배출·복합영향 세 분야로 나뉘는데 전체의 22%를 차지하는 배출사업 대부분이 도로 교차로 조성 등 대규모 건설사업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의미있는 사업인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기후대응 기금’도 경기도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 간 1200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올해 240억원을 조성했는데 내년도 기금예산은 102억원에 불과하고 기금취지에 어긋나는 사업이 많아 목표달성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도가 내년에 증액한 기후예산 핵심사업 8개 중에 ‘기후행동 기회소득’과 ‘지방정원 조성’에만 1100억원 넘게 투입된다”며 “해당사업들이 정말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제도와 실국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경 경기연구원 기후환경연구실장도 “지난해에 비해 기후 관련 예산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이 수준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감축효과가 누적되는 태양광 설치사업 등 정량사업에 우선 순위를 두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연구실장은 “기본계획사업과 인지예산서의 일부사업이 사업명 변경, 사업내용 수정·통합, 예산 미편성 등으로 변동사항이 발생해 매칭률이 낮다”며 “예산편성 과정에 탄소중립 기본계획 예산이 기준선으로 작동하지 않고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절차가 부재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경기3030실현 100만 도민행동’은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 경기도와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