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순항' 전북행정체제 개편 계기되나
군산·김제·부안 특별지자체 모색
전주·완주 통합에도 자극제 기대
새만금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덩달아 관할 지자체인 전북 군산·김제·부안 3곳의 통합 논의가 불붙기 시작했다. 당장은 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한 특별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행정통합 논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최근 새만금사업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군산·김제·부안의 특별자치단체 구성 논의에 불이 붙었다. 전북도가 특별지자체 구성을 적극 추진 중이고, 해당 지자체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다음달 충청권 4개 광역시·도 특별자치단체가 출범하는 것에도 자극을 받고 있다.
논의가 시작된 계기는 무엇보다 새만금사업이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대상 면적이 서울시의 2/3에 해당하는 409㎢인 새만금사업은 국가산업단지가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올해 12조8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기업유치 실적을 달성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법인·소득세 최대 100% 감면, 평당 50만원의 저렴한 땅값 등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이 효과를 발휘해 기업들을 불러들였다. 동서도로와 남북도로가 개통되고 공항·항만·철도 등 기반시설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새만금권역 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전주·완주 통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행정통합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완주군은 여전히 반대 분위기가 강해 성사 여부를 점치기 쉽지 않다. 이미 세차례나 실패한 전력도 있다. 하지만 전북 경제축이 새만금권으로 급속하게 이동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전주·완주의 입장에서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산시의 참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익산시는 전북의 경제중심지가 될 경제 중심축인 새만금권역에 낄지 행정·문화 중심 축인 전주·완주권역에 들어갈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 두 권역 사이에 끼어있는데다 KTX 익산역이라는 교통중심축이 경쟁력인 만큼 어느 권역에 포함돼도 좋을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새만금 완성 구간마다 벌어지고 있는 관할권 분쟁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새만금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분쟁 횟수가 늘어났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최근 행정안전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군산·김제·부안은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협약을 체결하고, 전주·완주 통합은 내년 5월쯤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올해 1월 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각종 특례를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를 자처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산악관광특구다. 모악산·대둔산·선운산·마이산 4개 도립공원을 대상으로 산악관광 사업 공모를 진행 중이다. 나아가 지리산·덕유산·내장산·변산 등 4개 국립공원에서도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