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고향사랑기부금 1조원 모금 기대한다

2024-11-20 13:00:00 게재

고향사랑기부제는 모든 기부제도 중 혜택이 가장 크다.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공제가 되는데다 3만원 상당의 답례품까지 제공한다. 특히 자신이 기부한 돈이 소멸위기지역 소아과 개원 같은 의미 있는 일에 사용된다면 효능감은 더 커질 게 분명하다.

이 같은 혜택을 생각하면 제도 도입 2년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에 국민들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연말정산에 참여하는 급여소득자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부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것은 복잡한 절차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단일 기부창구인 고향사랑e음에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이후에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기부가 가능했다. 기부를 마음먹었다가도 복잡한 절차 때문에 중도에 포기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절차 문제는 다음달이면 어느 정도 해소된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오프라인 모금창구를 운영해온 농협은행을 포함해 국민·기업·신한·하나 등 5개 은행이 12월 둘째주부터 공식 누리집이나 앱을 통해 고향사랑기부를 받는다. 은행 회원이면 별도 가입절차 없이 간단히 몇 번의 클릭만으로 기부할 수 있다.

㈜공감만세가 운영하는 민간플랫폼 위기브는 이보다 앞서 다음달 2일부터 20여개 지자체의 지정기부와 답례품 관리를 대행한다. 위기브 이용 때도 고향사랑e음을 거치지 않고 기부가 가능해진다. 특히 위탁 지자체의 지정기부 사업을 내걸고 기부를 받기 때문에 기부자에게 확실한 효능감을 줄 수 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여러 민간기업이 민간플랫폼 운영을 준비 중이다.

이쯤 되면 모금액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도 될 듯하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 모금액은 650억원이었다. 행정안전부는 제도 도입 첫해에 이 정도면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나라 급여소득자는 20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이 모두 10만원을 기부하면 모금 규모는 2조원이 넘는다. 절반만 참여해도 1조원이다.

한 가지 우려되는 건 연말 기부자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일시적으로 모금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혹시 모를 이 사태를 참아줄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고향사랑기부금 1조원 모금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 확신한다.

국민들이 내는 기부금에는 국가 세금의 성격이 포함돼 있다. 기부금 중 10만원까지는 전액, 그 이상은 16.5%를 감면해준다. 고향사랑기부제에 국가재정을 재분배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의미다. 이는 극히 일부지만 국민이 재정주권을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올해 고향사랑기부금이 1조원 이상 걷히길 다시 한 번 간절히 바란다.

김신일 자치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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