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으로 불황 뚫는 중소기업

2대에 걸쳐 송풍기 국산화 이끌어…성에제거 신기술 개발

2024-11-20 13:00:08 게재

금성풍력, 송풍기 '날개 금형' 최초 국산화 … 신진에너텍, 적외선 기반 성에감지센서 상용화 성공

국내 송풍기시장에서 글로벌기업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인 신기술을 개발했다. 금성풍력과 신진에너텍이 기술혁신으로 일군 성과다.

이들은 1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에서 산업포장과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정형권 금성풍력 대표가 1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에서 송풍기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금성풍력(대표 정형권)은 2대에 걸쳐 국내 산업용 송풍기산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올해 창업 49주년을 맞은 장수기업이자 모범적인 가업승계 기업으로 꼽힌다.

금성풍력은 산업용과 공조용 송풍기 분야로 특화돼 있다. 특히 공조용 송풍기시장 국내 1위 기업이다. 송풍기 핵심부품인 ’날개 금형‘을 최초로 국산화했다. 송풍기 단일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제품은 에어포일휀(Air Foil Fan)과 플래넘휀(Plenum Fan)이다.

에어포일휀은 날개에 항공기의 날개모양을 응용했다.

송풍기용 원심팬 중에는 가장 새로운 기술로 효율이 좋고 소음도 낮다. 고속회전이 가능하고 날개경도를 작게 할 수 있어 소형인데도 고성능을 발휘한다. 투자가 어려웠던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 날개 금형개발에 나서 성공했다.

플래넘휀은 최근 많이 공급되는 제품으로 모터직결식으로 벨트교체와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해 인기다. 전력사용도 크게 줄였다.

100% 수입에 의존하던 ‘EC FAN’도 국산화했다. 국내 최초로 날개금형을 국산화해 미국 공기시스템인증(AMCA)을 획득했다. 회사는 관련 제품 개발과 전용생산라인 구축에 15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EC휀은 데이터센터, 공조시스템(공기조화기, 항온항습기), 건축환기용 등에 활용하고 있다.

불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확산방지송풍기 ‘스모키 월’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중소벤처기업부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내년엔 반도체 등 클린룸에 최적화한 외기조화기용 송풍기시장을 더욱 공략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외기조화기란 밖에서 공기를 공조해 실내로 공급하는 장치를 말한다.

연결부품을 이용해 모터와 직결해 고무벨트에서 나오는 분진 우려도 없다. 팬 효율은 국내 외조기 가운데 최고인 85% 수준이다.

금성풍력은 2017년 인천 남동공단에서 아산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공장 이전에도 직원 98명중 95명이 함께 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3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전 물건 파는 영업사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금성풍력을 100년, 200년 회사로 만들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섭 신진에너텍 대표가 15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에서 성에제거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신진에너텍(박진섭 대표)은 냉동냉장시스템 개발·제조기업이다.

최근 적외선 기반 성에감지형 제상센서 ‘프로스트아이’(FrostEye)를 개발했다. 냉장고나 냉동고 내부 공기순환냉각장치에 성에가 자라면 적외선 센서로 발생량을 측정해 성에를 제거한다.

공기순환냉각코인(Unot Cooler) 두개의 핀 사이에서 성에가 자라는 모습을 감시해 성에 탐지가 이뤄진다.

기존에는 주기적으로 기계장치로 된 시계나 순환공기의 압력변화 방식 혹은 공기순환 냉각기의 가동시간계측기를 사용해 성에를 제거했다. 이 시스템은 성에 발생량을 측정하는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다.

성에 발생량에 상관없이 4~5시간 간격으로 시스템이 가동돼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했다. 냉동기계 운전시간을 늘리고 성에제거장치나 냉각장치의 수명을 단축시켰다.

박진섭 대표는 “신진에너텍의 적외선을 활용한 프로스트아이는 기존 성에제거 기술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복합열교환기를 이용한 응축폐열 회수기술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냉동시스템에서 버려지는 고압냉매응축폐열을 회수해 성에제거 열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전기를 이용한 히터방식과 비교해 히터동력 사용이 없고 펌프동력 등 소량의 에너지만 사용해 에너지를 최대 30% 절감한다.

실제 프로스트아이를 설치한 강서시장 저온창고 20개소는 연간 15만kwh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전기요금이 896만원이 줄었다

가락시장 1700여개 점포 냉장고에 프로스트아이를 설치하면 전용 84㎡(30평형) 아파트 1500세대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의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식품 대기업에서도 도입 의사를 보이고 있다. SPC그룹 농심 풀무원 등에서 운영하는 냉장·냉동 설비에 프로스트아이를 적용했다.

응축폐열 회수기술을 프로스트아이와 함께 제품에 적용 가능하고 저온저장고용 냉동시스템뿐 아니라 히트펌프시스템에서도 활용 중이다.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됐고 다수의 기술과 품질 인증을 획득했다. 구성원 중 연구개발인력 약 23%이고 국내외에 2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제상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독일 서머핀사와 제품 수출을 논의하고 있으며 태국 업체와는 약 400만달러 급속동결시스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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