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에 친윤-친한 갈등 재점화

2024-11-20 13:00:23 게재

친윤 “당무감사 진행해야”

친한 “경찰조사 지켜보자”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 사건과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친윤계에서는 당무감사를 벌여야 한다고 각을 세우고 있다.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싸고 친윤계와 친한계간 갈등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인사하는 한동훈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세번째)가 19일 국회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현안 정책토론회’에서 윤상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 대표의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이 수백건 게시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시민단체 고발로 경찰에서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친윤계에서는 일제히 ‘당무감사’ 카드를 꺼내들고 한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19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정과 당내 화합을 위해 하루 빨리 당무감사로 밝혀야 한다”며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것인지, (게시글 작성이) 사실인지에 대해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한 대표 가족이 썼을 경우) 한 대표가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금방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 때문에 우리 당 내부에서 불필요한 혼란이 커지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며 “당이 자체적으로 조사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왜 외부 수사기관에 의존해 해결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썼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의 가족이 동원됐다면 가족 중 대표자가 될 만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수사의 정도”라고 밝혔다.

친윤계에서 당무감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데 대해 친한계 인사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시민단체의 고발로 경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무감사를 정치적 공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게시판이 익명게시판인데 대통령이나 여사를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냐”면서 “익명게시판에서 그런 것을 하라고 만들어놓은 게시판인데 대통령에 대해서 비판글이 있었다고 해서 그걸 당무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능한 얘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사안에 대해 현재 사무총장이 확인 중에 있고 어차피 경찰에 고발돼 있어서 수사가 진행될 테니 기다려보면 사실관계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언급을 자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곽 수석대변인은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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