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갈등이 결국 학교 담장을 넘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학생들과 3차 면담에서 입장차만 확인한 학교측은 빠르면 오늘 중 ‘퇴거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학생들은 남녀공학 논의가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본관 점거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26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학교 처장단과 총학생회는 전날 오전 11시부터 3차 면담을 진행했으나 지난 면담에서 합의된 내용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결렬됐다.

학교 관계자는 “전체적인 큰 틀에서 서로 협의가 된 게 없어 일찍 끝난 것으로 안다”며 “배상 관련이나 법적인 처리 등은 논의조차 못 했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14일, 21일에 이은 3차 면담이다. 면담에는 총장을 비롯한 학교측 10명과 총학생회장 등을 포함한 학생 측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학생측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완전히 철회할 경우 본관 점거를 해제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처음 만날 때부터 본관 점거를 풀기 위해서는 전면 철회를 해야 한다고 꾸준히 말씀드렸다”며 “의견 수렴 과정 방안과 외국인 복수전공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입장문을 가져오시겠다고 했고, 그걸 믿고 우리도 백주년기념관과 나머지 건물 점거를 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교측은 향후 남녀공학 논의 재개시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하는 것을 전제로 총학이 본관 점거를 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맞섰다.

면담은 공방 속 1시간 16분가량 평행선을 달렸고, 추후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후 김 총장은 불법적인 본관 점거와 시위를 중단하라며 학내 정상화를 위해 폭력 사태와 교육권 침해, 시설 훼손, 불법 점거에 대해 법률적 조치를 고려하는 등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학교는 또 피해사례 신고 접수도 받기 시작했다.

학교 관계자는 “빠르면 오늘 중으로 법원에 학생들을 상대로 본관에서 퇴거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폭력사태와 시설 훼손 등에 대해 법률적 조치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총학생회 및 재학생을 사칭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인스타그램 계정 등이 다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같은 사칭과 허위사실 유포, 소통 창구로 접수되는 욕설과 비방글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