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자중지란 언제까지
친윤계 “누가 썼는지 밝히면 그냥 끝날 문제”
한동훈 “명태균 등 자기들 이슈 덮으려는 것”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친한계는 이 사태를 ‘당 대표 흔들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맞서고 있고, 친윤계에서는 문제가 된 게시글의 작성자를 밝히라며 한동훈 대표를 몰아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 후 잠시 봉합된 듯 했던 친윤-친한간 갈등은 이 논란으로 다시 폭발하면서 정부여당의 쇄신 동력을 갉아먹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26일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충분히 말씀드렸다. 거기에 다 답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 비판한 글을 누가 썼는지 밝혀라, 색출하라고 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고 그 자체로 황당한 것”이라면서 “최근 문제제기하는 사람들 보면 대개 명태균 리스트에 관련되거나 자기들 이슈를 덮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해서 당대표를 흔들고 공격하려는 연장선상으로 보이는데 이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 내외를 상대로 한 과격한 표현의 게시글과 관련해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27일 오전 SBS 라디오에서 “처음에 이 의혹을 제기하신 분이나 여러분들이 ‘대통령 내외를 상대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라’는 식의 극언을 한 것이나 아니면 ‘개목줄을 채워서 가둬야 돼’ 이 두 가지를 주로 언급을 했다”면서 “그런데 이 두 글은 20대 임 모씨라는 당원과 다른 나이대의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당원, 그러니까 한동훈 대표의 가족하고는 전혀 무관한 게 밝혀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당원게시판에 한 대표 가족 명의의 글이 900개 정도 올라와있는데 이 가운데 250개는 신문 사설과 언론기사 링크를 올린 것이고 200개 정도는 단순 격려글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450개 글에 대해서는 “그 정도 글은 우리 당원게시판뿐만 아니라 네이버나 포털사이트의 글에 너무나 흔히 있는 글”이라며 “제가 봤을 때는 입에 담을 수 없는 패륜적인 언어라는 말로 이렇게 표현하기에는 글들이 많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친윤계는 한 대표가 게시글 작성자가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친윤 강명구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당원게시판의 핵심은 한동훈 대표가 썼느냐 안 했느냐, 가족 명의가 도용됐느냐 아니냐, 가족들이 썼느냐 안 썼느냐 이 문제”라면서 “밝히면 그냥 끝날 문제”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예를 들어서 가족이 썼다 치자. 그러면 그건 도의적인 문제다. 잠깐 비난받고 그냥 끝날 문제”라면서 “오랜만에 당정 간의 단합과 혼연일체로 국정 쇄신을 함께 해나가자고 손을 잡았는데 이상하게 이런 문제로 지금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대표측은 친윤계의 공세를 과거 ‘김 여사 문자 읽씹’ ‘총선 백서’ ‘김대남 논란’ 등에 이은 ‘당 대표 흔들기’로 보고 강하게 맞서고 있어 당원게시판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소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