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없는 서울, 기업도 동참한다
서울시 9개 기업·단체와 업무협약
민관협의체 구성, 고립·은둔 지원
서울시의 고립은둔 지원 사업이 기업으로 확산된다.
시는 서울시복지재단, 9개 민간기업 및 단체와 함께 ‘외로움 없는 서울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교보문고 당근마켓 한국야쿠르트 등이 참여하며 고립은둔 가구를 발굴·지원하는 일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기업들 참여는 공공의 노력만으론 부족한 고립은둔 가구 발굴·지원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립은둔가구가 많이 이용하는 편의점 배달플랫폼 빨래방협회가 참여해 24시간 상담창구를 만들기로 했다. 알림앱을 통해 위기가구를 신고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건강음료 배달 서비스를 통해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외로움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이 손쉽게 방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울마음편의점’도 운영하기로 했다.
◆외로움 문제, 공공정책으로 = ‘외로움 없는 서울’은 서울시가 외로움 문제를 정책으로 다루기 위해 만든 외로움 예방, 고립은둔 발굴·지원 종합대책이다.
초기인 만큼 혼선도 없지 않다.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복귀와 자립을 위한 서울시 프로그램이 참가자들 원성을 듣기도 했다.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취업 연계 등 프로그램 이수자에 대한 사후 관리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립은둔 문제를 겪는 이들의 특성상 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로움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은 타인에게 상처을 받은 경험이 많은 만큼 남들에겐 일반적인 대응도 그들에게는 마음을 닫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외로움 없는 서울’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의지력 없는 개인, 자녀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 부모라는 사회적 인식에 갇혀 있던 외로움과 고립은둔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은둔청년 당사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안무서운회사’ 유승규 대표는 “상담하다보면 지역에는 고립은둔 대책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서울시가 마중물 역할을 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외로움, 긴급한 위협” =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을 “긴급한 세계 보건 위협”으로 규정하며 해당 문제에 대한 공공정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해외 주요국가들도 앞다퉈 외로움 문제를 국가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부를 만들었고 이후 5개년 계획인 ‘연결된 사회’를 발표했다. 2020년부터 매년 연간보고서를 발간하며 실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대책 담당관실을 설치했다.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불리는 ‘히키코모리’에 대한 통계 조사를 진행하는 등 사전 발굴을 통한 고독·고립 문제 확산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로움 없는 서울 사업에 동참한 기업·단체들과 함께 고립은둔에 대한 일반 시민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우리사회가 함께 해결해야할 시급한 과제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