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젤렌스키에 두가지는 양보 안해”
나토가입과 타우러스미사일
독일 총리, 우크라 깜짝 방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예고 없이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지만 두가지는 양보하지 않았다고 독일 언론 타게스샤우가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가입과 독일 중거리미사일 타우러스 제공이 그것이다.
이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조속한 가입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숄츠 총리는 “나토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결정을 내렸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2023년 리투아니야 빌뉴스와 2024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미 결정이 이뤄진 만큼 새로운 결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국가 등 나토의 동쪽 측면에 있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나토 초청을 압박해왔지만, 독일과 미국은 아직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젤렌스크 대통령은 나토에 가입해야 휴전에 동의할 수 있다며 3일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 이에 대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신임 집행부는 1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나토 가입대신 나토 소속 유럽연합 병력을 파병해 휴전 이행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숄츠 총리가 양보하지 않는 두 번째는 최대 사거리 500km에 달하는 타우러스 순항미사일 제공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의 입장을 바꿔 에이테큼스 미사일을 사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했고 실제 공격이 이뤄졌다. 영국도 스톰쉐도우 미사일 사용을 허용했다. 에이테큼스와 스톰쉐도우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km에 불과해 우크라이나는 이보다 200km 더 날아갈 수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 제공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독일은 다연장 로켓 발사기와 장거리 포병 시스템, 전투 탱크를 공급했다”며 “하지만 타우러스는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무기 체계에 대해, 우리는 그것들이 사용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한 확실한 평가를 가지고 있다”며 “이것은 사거리 및 표적 제어의 필요성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타우러스 미사일을 우크라에 제공하면 그것을 운영하기 위해 독일군이 직접 참여해야 하고, 이는 곧 참전을 의미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숄츠 총리는 2025년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숄츠 총리는 올해 말까지 이미 약속된 자금으로 6억5000만 유로 상당의 추가 군비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기 패키지에는 아이리스-T 대공 시스템 2대, 레오파드 1A5 주력 전차 10대, M80 및 M84 보병 전투 차량 60대(크로아티아와의 계약을 통해 전달), 무유도 미사일 6000기 및 유도 미사일 500기가 포함된다.
숄츠 총리는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참여 없이는 평화 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나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머리 위에서 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