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김우중 의료인상…“생명과 직결된 어려운 분야 개척한 의료인”

2024-12-03 00:00:00 게재

38년간 심장 이식 외길 걸어 온 박국양 외과의

30년간 베트남 의료공동체 키운 김시찬 내과의

37년간 군산의 공공의료에 힘써 온 김순이 간호사

올해 '김우중 의료인상'에는 박국양 가천대 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의(명예교수) 김시찬 베트남 킴스클리닉 원장(내과의) 김순이 전북 군산의료원 간호부장 등 3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고 김우중 대우회장이 출연해 시작된 대우재단의 도서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2021년 만들었다. 김선협 대우재단 이사장은 “의료 불균형과 의료대란 사태를 지켜보며 수상자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며 “그 결과 올해 수상자는 소외 지역에 인술을 펼친 헌신적인 의료인 외에도 생명과 직결된 어려운 분야를 개척한 의료인을 포함하게 됐다”고 3일 말했다.

박국양 가천대 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명예교수

◆“환자 살리는 게 우선” =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한 박국양 가천대 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명예교수(1956년생)는 1986년부터 38년간 불모지였던 한국의 심장 이식 분야를 개척해 왔다. 박 교수는 1994년 한국에서 세 번째로 심장이식에 성공한 후 ●헬리콥터 이용 심장이식 ●심근성형술 ●무혈 심장 이식 ●심장-폐 동시 이식 등 국내 최초의 역사를 기록했다. 40여 차례 이상의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박 교수는 1986년 전문의가 된 이후 국내외 심장병 환자 무료 진료와 수술을 주도하며 20여개국 500여명의 아이들의 심장병을 치료했다.

박 교수는 "15년째 전공 후배들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도가 잘못된 부분이 있고 돈벌기 쉬운 과만 택하는 세대적 변화도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인술 봉사정신이 필요하고 긍휼한 마음 자비 이런 것이 있는 사람이 의사가 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흉부외과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매주 중환자 병동 간호사 교육 등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의사도 중요하지만 간호사가 더 중요하다. 환자 옆에서 24시간 붙어 있으면서초등조치를 자신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진료수준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환자들에게 핸드폰 번호를 준다. 심장수술 환자들은 수술을 했어도 대부분 와파린이라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데 응급 출혈·색전증 잘 생긴다. 당황스런 경우가 생기면 아무 때나 전화하라고 환자들에게 말한다. “환자를 살려야 되니까. 그래서 주는 거”라고 말했다.

보람찬 한 사례로 중국 조선족 두살 아이의 심장수술한 경우를 들었다. 아주 복잡한 심장기형으로 위험해 다른 병원에서 하지 않겠다는 걸 맡아 수술했다. 애가 다 커서 찾아와 절을 하는데 눈물이 쏟아졌다고 한다.

김시찬 베트남 킴스클리닉 원장

◆빈민 5만명 대상 NGO활동 때 보람 =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한 김시찬 베트남 킴스클리닉 원장(1957년생)는 베트남에서 30년간 빈민과 한인들의 건강을 돌보고 베트남 의료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의료공동체를 키우고 있다.

베트남서 활동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전문의 과정이 끝나고 동남아로 매년 의료봉사를 하면서다. 영국에서 열대의학하고 지역사회의학을 추가 공부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코이카하고 연결이 됐고 1995년 12월 하노이로 들어오게 됐다. 처음에는 코이카 정부 파견 의사로 일했다. 안식년 후 다시 들어가 하노이시립병원에서 일을 하다가 인민진료소를 하노이 근교에 세우고 그때 한 8년간 NGO 활동을 했다. 김 원장은 "NGO 활동할 때 빈민 5만명을 대상으로 활동했을 때가 제일 절정이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나아가 주민들을 위해 의료봉사보다는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원장은 2012년 베트남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2014년에 하노이에 5명의 한국인 의사들로 구성된 킴스클리닉(KIMS clinic & health care)을 개원했다. 현재 김 원장은 킴스클리닉을 운영하며 베트남 의대생 훈련 및 멘토링에 참여하고 베트남 기독의료인협회를 통해 베트남 의료인들이 스스로 빈민 의료봉사를 주도하며 국제 의료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지금도 의과대학생 타임엔 의대에서 글로벌 헬스리더십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한국서 경험하지 못했는데 질병예방하는 지역사회의료사업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김순이 전국 군산의료원 간호부장 사진 대우재단 제공

◆지역 공공의료 제공에 앞장 서 =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한 김순이 전북 군산의료원 간호부장(1965년생)은 37년간 감염병 관리부터 완화의료에 이르기까지 군산지역의 공공의료 강화에 앞장서 왔다.

김 간호부장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메르스부터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에 전력을 다했다. 인근 농어촌 의료취약지에 간호 인력을 파견하거나 찾아가는 의료봉사 등 의료 불균형 해소에 기여했다.

특히 김 간호부장은 주민들에게 필요하지만 민간병원이 추진하기 어려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호스피스 완화의료 △공동간병인 병실 등 시범사업을 주도적으로 도입해 주민들의 의료 비용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였다.

김 간호부장은 “많은 환자들이 마음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 남자 아이는 전기포트 끓는 물에 화상을 입어 오랫동안 입원했다. 하루에 두번씩 드레싱하는데 아이가 엄청 고통스러워 했다. 20년 넘게 지났는데 “그때 정말 고마웠다. 선생님한테 받은 간호가 가슴에 남아 있다”며 아들의 결혼을 앞둔 엄마가 전해와 자부심을 느꼈다.

김 간호부장은 의료원이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을 강조했다. 의료원이 2년반동안 코로나전담병병원 역할하면서 아직도 지역환자들의 이용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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