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충남대-공주대 통합추진 선언

2024-12-03 13:00:04 게재

초광역·대규모 눈길

통합 양해각서 서명

대전시와 충남도를 대표하는 국립대인 충남대와 공주대가 통합 추진을 선언했다. 초광역·대규모라는 점에서 성사될 경우 수도권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공주대와 충남대는 2일 공주대 대학본부에서 양 대학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공주대학교-충남대학교 대학 간 통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공주대와 충남대가 2일 공주대 대학본부에서 양 대학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공주대학교-충남대학교 대학 간 통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사진 공주대 제공
양해각서에 따르면 이들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하고 통합 업무추진을 위해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민감한 내용인 교명과 본부 위치는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을 고려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결정하기로 했고 유사·중복학과의 통합은 양교 구성원의 자율적인 의사에 기반해 점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시기 등은 양교협의로 결정한다.

이들 대학의 통합추진은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최근 2년간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선정에서 연속으로 탈락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 30개를 선정해 5년간 각 학교에 1000억원씩 3조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이미 20개 대학이 결정됐으며 앞으로 2년간 나머지 10개 대학을 선정한다.

임경호 공주대 총장은 “통합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나 규모 확대를 넘어 양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진정한 협력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고,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통합논의는 단순히 규모를 늘리기 위함이 아닌 양 대학의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학이 전격적으로 통합추진을 선언했지만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양 대학 관계자 모두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양 대학 통합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대규모 대학들이 광역지자체를 넘어 통합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학부생 기준으로 충남대는 1만8000여명, 공주대는 1만5000여명으로 단순 통합했을 경우 3만명을 훌쩍 넘는 초대형 국립대가 된다. 그동안 글로컬대학 통합모델로 선정된 경우는 같은 광역지자체이거나 대규모 학교와 소규모 학교의 통합이 대부분이었다.

이미 충남대는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 같은 대전에 위치한 국립대인 한밭대와 통합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같은 지역이면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한밭대와의 통합에 실패했는데 다른 광역지자체에 있고 규모가 큰 공주대와의 통합이 쉽겠냐는 의문이 나오는 것이다.

공주대 한 교수는 “무엇보다 규모가 비슷하기 때문에 협의 과정에서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며 “서로 양보를 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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