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김영선 ‘정자법 위반’ 재판행
“공천 대가 금품 주고받아” …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공천개입’ ‘여론조작’ ‘창원산단’ 의혹 등 수사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3일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후 공천개입과 창원 산업단지 선정 개입 등 명씨와 관련해 제기된 추가 의혹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김 전 의원의 구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그를 구속기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의 구속기간은 5일까지지만 김 전 의원과 공범관계인 만큼 함께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76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지난달 15일 구속된 바 있다. 명씨는 김 전 의원과 공모해 같은 시기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자였던 배 모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자 이 모씨에게서 공천을 대가로 각각 1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배씨와 이씨 역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명씨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의 통화 등이 녹음된 자신의 휴대전화를 처남에게 숨기라고 시킨 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은 명씨가 받은 7600만원과 2억4000만원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명씨 등을 우선 기소한 뒤 공천 개입과 여론조사 조작, 창원 산단 선정 개입 등 명씨와 관련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2022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을 조사한 데 이어 지난달 27~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등을 압수수색해 강원도지사 등 명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역 공천심사 자료를 확보했다. 조만간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해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 조작 의혹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로까지 번진 상태다.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폰서로 알려진 김 모씨로부터 뒷돈을 받고 비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이중 일부는 조작됐다는 의심을 받는다.
창원 산단 관련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 명씨가 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하면서 지인들에게 땅을 사라고 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최근에는 김 전 의원의 두 동생이 산단 선정 발표 전 인근에 미리 땅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이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29일 김 전 의원 동생들의 집과 창원시청, 경남도청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 수사가 윤 대통령 부부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공천개입 등 명씨 관련 의혹의 상당 부분이 윤 대통령 부부와 연결되어 있어서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윤 대통령 부부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2021년 9월경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준 것을 포함해 2회에 걸쳐 명씨에게 돈봉투를 줬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여론조사 비용의 일부로 김 여사가 명씨에게 돈봉투를 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인 회계처리 없이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8일에도 윤 대통령이 명씨의 불법 비공표 여론조사를 활용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수혜를 입었다며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를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