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윤 스스로 물러날까, 탄핵될까?”

2024-12-04 13:00:01 게재

유럽·일본·중국 등

언론도 집중 보도

불과 6시간 만에 끝이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회의 해제결의안 상황은 3일(현지시간) 미국뿐 아니라 영국 등 유럽, 일본, 중국 등의 해외 주요국 매체들도 주요 긴급뉴스로 다루고 있다.

BBC, 스카이뉴스,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더타임스 등 영국 유력 매체들은 일제히 홈페이지 최상단에 한국 비상계엄령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라이브 폐이지를 배치했다.

BBC뉴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계엄령 선포와 해제까지의 사건 전개를 상세하게 다루면서 윤 대통령이 왜 그랬는지, 국회 앞에서 벌어진 심야 항의시위 상황을 전했다. BBC는 “이건 쿠데타라고 생각된다”는 국회 앞 시위 참여 시민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은 기사도 올렸다.

BBC는 계엄령 선포가 “법적 권한 남용이자 정치적 오판”이라고 한 리스-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국제학과 교수의 평가를 전했다. 이슬리 교수는 “윤 대통령은 여러 스캔들과 제도적 저항, 탄핵 요구가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이를 막으려는 필사적인 행동을 취한, 위기에 몰린 정치인처럼 보였다”면서 “이런 요구와 저항은 이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BBC는 이어 올린 별도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정치 경력은 이제 벼랑 끝에 놓였다”면서 “그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왜 그가 이런 일을 감행했느냐고 묻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냐”면서 “그가 스스로 물러날 것인가, 아니면 탄핵될 것인가?”란 질문을 던졌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해외 국제학 전문가들의 분석과 평가를 모아 싣기도 했다.

추핑후 동아시아국제관계연구소 공동 창립자는 “윤 대통령의 탄핵을 피하고자 계엄령을 쓰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현재 일어나는 일은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와 한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티머시 리치 웨스턴켄터키대 동아시아 전문 정치학 교수는 “1970년대 초반 계엄령을 선포하고 김대중의 도전과 같은 국내 요인을 북한의 위협 탓으로 돌린 박정희의 상황과 비교를 피하기 어렵다”며 “이미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이는 확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발 빠르게 비상계엄 선포 보도에 나섰다.

NHK는 이날 밤 윤 대통령이 긴급담화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내년 예산안 국회 심의에서 야당이 반발하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HK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하면서 “11월에 임기 절반이 지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전후로 저조해 사태를 타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윤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 세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도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둘러싸고는 김건희 여사 비리 의혹이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연루가 의심되는 정치 브로커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소개했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다른 신문들도 서울발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비상계엄 선포를 속보로 내보냈으며 신화통신도 비상계엄 선포를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중국중앙TV(CCTV)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더불어민주당의 당 소속 의원에 대한 국회 소집령 등을 전했다.

4일 0시 현재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는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검색어 1위에 올라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검색어 2위는 한국 국회 출입문 통제, 4위는 야당·경찰 국회 출입구 대치였다. 웨이보(중국판 엑스)에서도 비상계엄이 1위였고 한국 원화 환율 급등(가치 하락) 등도 10위권에 들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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