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퇴하라” 시민사회 '분노'…시민들은 "황당·불안"

2024-12-04 13:00:19 게재

광주 등 시국회의 개최

내각 총 사퇴 등 촉구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 사퇴를 외치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2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시민들은 밤새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황당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는 4일 오전 9시 5.18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인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비상시국대회를 열고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구속”을 촉구했다. 이들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댔다”면서 “광주시민 총궐기로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더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해, 잠시 일손을 멈추고 민주광장으로 모이자”면서 “내란 수괴 윤석열과 그 동조자를 심판하자”고 시민 참여를 요청했다.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는 4일 오전 9시 5.18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인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비상시국대회를 열고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구속”을 촉구했다. 사진 독자 제공

집회에 앞서 시민사회단체가 이날 새벽 시국대회 참여를 촉구하자 시민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광장 집결을 호소했다.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SNS에 “내 생애에 이런 순간을 다시 보게 돼 너무 슬프다”며 참여를 촉구했다. 5.18 민주광장에 모인 시민과 시민단체는 시국대회에서 △민주 수호와 국민주권 쟁취 △내각 총사퇴 △윤석열 대통령 즉각 탄핵 추진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서울 부산 대전 시민사회단체들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에선 이날 9시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위헌위법 계엄’ 관련 긴급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열렸고, 부산에서도 오전 10시 민주노총부산본부 2층 대강당에서 ‘윤석열퇴진부산운동본부(준)’ 제안으로 윤석열의 계엄폭거 및 현 시국 관련 부산시민사회·정당 대표자 비상회의를 개최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4일 오전 선전전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7시 서구 둔산동 은하수 네거리에서 ‘윤석열 퇴진 대전시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4일 “반민주적 폭거”라며 퇴진을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성명을 내 “윤 대통령은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은 본인”이라며 “위헌적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즉각 퇴진하라”고 비판했다.

제주지역 시민단체들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4일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헌법을 파괴한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을 즉각 철회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에 규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인지 납득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헌법을 파괴한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심판대에 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계엄 선포에 시민들은 사회적관계망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불안하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80대 주민은 “무서워 죽겠다. 어디 나돌아 다니지 말라”며 지인들에게 불안감을 호소했고 서울 강남구에 사는 40대 주민은 “살다살다 이런 난리는 처음 본다. 잠도 못자겠다”고 했다. 대전에 사는 50대 주민은 “계엄 얘기 나올 때도 설마설마 했는데 믿어지지 않아서 한동안 멍했다”며 “탄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좋겠는데 불안불안하다”고 전했다.

대구 중구에 사는 40대 홍모씨는 “대통령 그만 하고 싶어서 일부러 저러나 생각할 정도로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며 “개발도상국에서 최단시간에 경제선진국 대열에 올랐고 민주화에 성공한 몇 안되는 나라의 국격을 40~50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며 개탄했다.

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도 있다. 충남 아산에 사는 전 모(56)씨는 비상계엄이 발표되자 곧바로 같은 지역 선후배와 국회로 달려갔다. 꼬박 밤을 새운 전씨는 직장 출근을 위해 새벽에 아산으로 돌아왔다. 전 씨는 “아직도 의사당 앞에 우리의 소망을 어깨에 둘러멘 분들이 남아 있다”며 “피땀으로 일구어낸 민주주의를 파괴한 자들을 단죄하기 전까지 이제부터 할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곽재우·김진명·윤여운·방국진 최세호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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