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탄핵 부결’ 우려 … “대통령, 국민의힘과 공범 유도”

2024-12-07 11:13:18 게재

‘당 일임’ 담화에 “모종의 이야기 나눈 거 아니냐”

전날 윤 대통령, 추경호-박정하 만나 “숙고하겠다”

오늘 오후 5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먼저 표결키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담화’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모종의 담합으로 묶여 윤 대통령 탄핵안을 부결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민주당 내외신 기자간담회

민주당 내외신 기자간담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인 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내외신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고 국민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발언이라고 생각된다”며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대통령의 존재 자체”라고 했다. 이어 “해결방법은 대통령의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 퇴진 외에는 길이 없다”며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리스크, 내란사태 주범의 대통령직 배제를 적극적으로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전날 추경호 원내대표와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 주진우 의원은 윤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윤 대통령은 “의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방법을 숙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나온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두 차례의 사과와 ‘질서 있는 퇴진’을 당에 일임하겠다는 일종의 ‘어음’을 국민의힘에 전달하는 모습을 담았다. ‘퇴진 계획’을 요구한 안철수 의원 등과 ‘직무 수행 중단’을 요구한 한동훈 대표에게 ‘최소한’의 수준에서 답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5시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윤석열의 기자회견 내용은 내란수괴가 내란공범과 상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본인이 죄를 짓고 피할 곳을 찾다 ‘우리 당’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추측컨대 국민의힘과 모종의 이야기를 나눈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탄핵 표결 앞둔 국민의힘을 공범으로 유도하는, 수렁으로 빠뜨리는 꼼수로 보인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언론 공지문을 통해 “오늘(12월 7일) 국회 본회의 의사일정을 확정했다”며 시간은 17시, 안건처리 순서는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투표에 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충안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을 먼저 처리하기로 한 것은 민주당의 요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날 표결 예정인 윤 대통령 탄핵안에 ‘반대’ 당론을 정해지자 여당이 탄핵안 표결에 불참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 재의결안도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

탄핵안은 재적 의원 3분의 2(300명 중 최소 200명) 찬성표가 필요하고 특검법 재표결은 재석 의원(본회의 출석 의원)의 3분의 2를 가결 기준으로 하고 있다. 만약 여당이 참석 자체를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면 김건희특검법은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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