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강남점 매출 3조원 견인 ‘하우스 오브 신세계’ 가봤더니

소비한파에도 고객으로 북적 '별천지'

2024-12-10 13:00:12 게재

푸드홀 백화점 최초 입점 매장으로 구성

최고급 와인·패션 편집매장 ‘눈 사로잡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달 연 매출(거래액) 3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중 첫 3조원 매출을 달성한 것보다 한달이나 앞당겨 돌파한 것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보다 25%나 더 많은 신규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렇듯 신세계 강남점이 올해 더 높은 성장률을 이끄는 중심에는 새로 문을 연 ‘하우스 오브 신세계’ 역할이 크다.

6일 점심시간에 방문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는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식사와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신세계 강남점 지하1층부터 2층까지 구성된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원래 신세계 시내면세점이 있던 공간이었다. 주요 쇼핑공간과는 살짝 동떨어져 있어 매출이 많이 발생하기에는 썩 좋지 않은 자리였다. 지난해 신세계는 이 공간을 대대적으로 재단장해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탈바꿈 시켰다.

분더샵 메자닌에는 패션 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소품과 예술 작품을 함께 전시 판매한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 오랜 유통 경험을 집약해 미식·예술·생활밀착공간으로 꾸몄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신세계가 강남점 명품관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연결부 3개 층(7273㎡)에 백화점과 호텔을 결합해 만든 ‘제 3의 공간’이다.

푸드홀은 국내 어느 백화점에도 입점하지 않은 맛집만 엄선해 입점시켰다. 푸드홀에 들어서는 12개 레스토랑은 그동안 2호점을 내지 않았던 고집 있는 미식 브랜드로 구성했다. 신세계 한식연구소가 개발한 고급 한식당 ‘자주한상’도 선보였다.

신세계가 직영하는 ‘자주한상’은 한국의 전통 미식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세운 ‘신세계 한식연구소’의 기술을 집약해 만든 모던 한식이다. 한식 연구소가 그간 연구·개발해 온 조리비법과 한식 장인들의 내림장으로 빚어낸 명품 한식을 낸다. 한식 반상과 파전 빈대떡 육회 통닭 등을 샴페인·전통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음식질과 서비스는 호텔 못지 않았지만 가격은 호텔과 비교해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것도 장점이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 중앙 로비. 호텔 로비처럼 꾸며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제공
부자지간 함께 운영하는 서울 강남 최고 스시집인 ‘김수사’가 38년만에 내는 2호점도 하우스 오브 신세계로 들어왔다. 1932년부터 4대째 이어져 오는 도쿄 최고의 장어덮밥(히츠마부시) 전문점 ‘우나기 4대째 키쿠카와’의 국내 최초 매장도 들어왔다. 일본식 장어덮밥의 본산지인 나고야에서 2019년 ‘미쉐린 플레이트’에 선정된 브랜드다.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의 손자 윤주성씨가 2017년에 뉴욕에 세운 ‘윤해운대갈비’와 중국각지역의특색있는요리를 한국식으로 해석해 내놓는 ‘미가훠궈’도 문을 열었다.

푸드홀은 쇼핑 중 끼니를 해결하러 들르는 곳을 넘어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백화점 푸드홀로는 이례적으로 ‘오픈런’이 펼쳐질 정도이고 일부 레스토랑은 한 달치 예약이 마감될 정도다. 특급 호텔 수준의 공간과 서비스를 앞세운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은 개점 한달동안 매출이 140% 증가했다. 결제 건당 평균 구매액(객단가)도 3배로 뛰어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 푸드홀 바로 위층에 위치한 와인 매장인 ‘와인 셀라’는 폭 넓고 촘촘한 구성 덕에 전문가와 애호가들에게 ‘와인의 교과서’로 불리며 단숨에 성지로 등극했다. 와인 셀라를 둘러본 해외 유명 주류 업체 대표가 “세계 어디에도 매우 드문 매장”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곳 매장에서는 30만원 이상 와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8%, 100만원 이상은 61% 성장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지아코모 콘테르노’와 ‘도멘 자메’ 등 수십만~수백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급 와인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었다.

패션 편집 매장인 ‘분더샵 메자닌’도 첫 선을 보였다. ‘분더샵’은 신세계가 2000년 서울 청담동에 첫선을 보인 패션편집매장이다. 이번 ‘분더샵 메자닌’은 분더샵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해 진화한 형태의 매장이다. 신세계만의 상품·공간 기획 역량을 집약해 최고 수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강남점이 자랑하는 독보적인 명품 제품군에 더해, 희소성과 소장 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다.

공간에도 차별화를 꾀했다. ‘집’이라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 콘셉트를 구현해 거실과 드레스룸 파우더룸과 서재가 있는 집처럼 꾸몄다. 백화점 다른 공간보다 층고를 낮게 설계해, 가정집과 비슷한 안락한 분위기를 구현했다. 상품들은 럭셔리 가구, 예술 작품들과 함께 연출했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강남점장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가 쇼핑과 미식 휴식 문화적 경험까지 가능한 고품격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며 “백화점과 호텔의 공간적 연결과 그에 걸맞은 수준 높은 콘텐츠 등 명실상부 세계적 백화점인 강남점만이 할 있는 공간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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