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탄핵 투표…국민의힘 마지노선 8명 넘길까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택’ 변수 … 이번주 통과 가능성도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이어 배현진·김용태 표결 참여 의사 조경태 “자진사퇴 않으면 탄핵으로라도 직무정지 시켜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전제로 ‘질서 있는 퇴진’ 논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하야가 아닌 탄핵 심판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입장 선회가 오는 14일 있을 탄핵소추안 표결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탄핵만은 막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던 여당이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선택에 어떤 입장을 가져갈지 주목된다.
11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진사퇴하는 대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받는 쪽으로 마음을 고친 것으로 안다”면서 “이렇게 되면 의원들도 생각이 달라질 수 있고 이번주에 탄핵안이 통과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일부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으로 인한 직무정지를 감수하고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의 합법성을 다투는 등 법적 대응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입장 변화와 더불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번 탄핵 표결 때처럼 본회의장에서 퇴장하지 않고 표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탄핵안 통과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200표 중 야권 192표를 제외하고 국민의힘에서 찬성 8표가 나오면 탄핵안은 통과된다. 지난 7일 탄핵안 표결에서 국민의힘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은 표결에 참여한 바 있다. 안 의원과 김예지 의원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고, 김상욱 의원은 표결에는 참여했지만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반대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김상욱 의원은 10일 연 기자회견에서 “사실 지난 표결에도 찬성 입장이었다”면서 “하지만 아시다시피 법안이 폐기되는 상황이었고 여야와 국민들께 진영 논리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탄핵 때부터는 의미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탄핵 표결 때에는 많은 의원들께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함께 논의하고 있는 의원들이 계신다”면서 “탄핵 통과에 충분한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배현진 의원과 김용태 의원도 탄핵안 표결에 참여할 뜻을 내비쳤고 조경태 의원은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정지를 주장해왔던 조경태 의원은 11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사회적 비용과 혼란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저는 자진 사퇴, 하루라도 빠른 자진 사퇴가 더 맞다고 판단을 해서 그 부분을 선택해 왔다”면서 “만약 2차 탄핵 전까지 자진 사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탄핵을 통해서라도 직무정지를 시키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금 현재로 2차 본회의는 참석하겠다는 분들이 최소한 열 분 이상은 있는 것 같다”면서 “분명한 것은 지난번보다는 저는 가결이 더 늘어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이번주 표결 참여합니다”라고 썼다. 배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지난번에 (투표에)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 일단 선배님들 의견을 존중하긴 했지만 큰 패착이라고 공감하고 있다”며 “표결에 불참하는 게 당론은 아니었지만 공동 지침이었기 때문에 따라드렸던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의원도 ‘표결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시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1차 탄핵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론에 따라 대부분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됐다. 하지만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기로 한 상황에서 이번 2차 표결에서 국민의힘이 자율 투표로 표결을 진행할 경우 탄핵 가결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