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모바일 동반부진

2025-01-08 13:00:04 게재

올해 1분기 전망도 불투명 … 젠슨 황 “삼성 HBM 성공 확신”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경쟁력 확보가 늦어지며 실적부진에 빠졌다.

삼성전자가 연결기준으로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2024년 4분기 잠정실적을 8일 발표했다.

이는 2024년 3분기 대비 매출은 5.18%, 영업이익은 29.19% 각각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7조원 중반대를 예상했던 증권가 전망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었다.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제품과 설루션들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이 같은 실적은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가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모두에서 실적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3조원 안팎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 2조원 안팎, 디스플레이 1조원 안팎, TV·가전 3000억원 안팎 등이다.

부문별로 보면 DS는 메모리사업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경쟁확대로 인해 제품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측은 “정보기술(IT) 향 제품 중심의 업황악화로 매출과 이익이 하락했다”며 “메모리 사업에서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와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실제 삼성전자 반도체 주력상품인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판매단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가격은 2.08 달러로 전월(2.16 달러) 대비 3.48% 하락했다. 이에따라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1월 4.72 달러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D램 가격도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2.38%, 17.07% 하락한 뒤 같은 해 11월 20.59% 급락했다. 지난해 1월 1.80 달러를 기록했던 D램 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 25% 떨어졌다.

모바일프로세서(AP) 등을 담당하는 비메모리 사업은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부진했다”며 “가동률 하락과 연구개발비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모바일 부문은 비수기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신제품 출시 효과 소멸로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TV와 가전 역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연말 쇼핑 시즌과 맞물려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가전 등을 아우르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실적에 대해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관련해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이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퐁텐블루 호텔에서 가진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내일(8일)이 수요일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처럼 삼성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테스트 중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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