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 한 달…윤·여당, 여론전으로 버티기

2025-01-13 13:00:08 게재

여, 말로는 계엄 사과·‘반이재명’ 자극 여론전 집중

야, 특검법 공세 강화·성과없고 양비론 빠질까 우려

여야합의 가능성 낮아 “헌재 빠른 판단이 정상화 해법”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 한 달을 앞두고 여권의 버티기가 이어지고 있다. ‘법·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한 달째 농성중이고, 국민의힘은 ‘반이재명 정서’를 자극하며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12.3 내란사태 책임규명 보다는 지지층을 향한 여론전으로 국면전환을 꾀하려는 의도로 정국 수습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윤 대통령 대리인단에 속한 윤갑근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첫 변론기일에 신변안전과 불상사가 우려돼 불출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도 진행된다. 연합뉴스

13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한 달(14일)을 앞두고 정치권은 야당의 ‘윤 체포 압박’과 여당의 ‘대통령 지키기’ 공세가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다. 한 달 째 사실상 ‘관저 농성’에 들어간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하며 헌법재판소 첫 변론기일 출석도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내란특검법 재의결 반대는 물론 다수 의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집단행동에 참여했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윤 대통령 체포 시도는 물론 탄핵소추의 법률적·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지연전략을 펼치고 있다.

야당은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헌법재판과 추가 임명 등 후속조치에 집중해 왔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인신 구속 없이는 ‘내란 상태 종식’을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공수처 등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진상을 규명할 ‘내란 특검법’ 통과를 위해 추천 권한을 대법원장에게 부여하고, 야당 비토권도 배제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여권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한 현실적 고심인데, 한편으로는 압도적인 국민 여론에도 불구하고 특검법 등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비판적 여론이 커지는 것에 대한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과 여권이 ‘버티기’를 통한 여론전 태세를 공고히 하면서 정국 수습이나 진상규명보다는 정치공세 논란으로 쟁점이 옮겨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관저 농성이 이어지면서 경호처 일부의 저항만 부상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여당이 ‘계엄은 옳지 않지만 이재명은 안 된다’는 내용의 여론전을 펴는 것도 갈등을 키우는 요소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을 포승줄로 묶어 수갑을 채워 대중 앞에서 망신을 주겠다는 의도로 읽을 수밖에 없다”면서 “많은 국민은 공수처와 경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위해 조급하게 체포 작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의 국면전환 시도가 거세지면서 민주당 등 야당의 탄핵 공세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14일부터 본격화되는 헌재의 탄핵심리와 국정조사특위 가동, 내란특검법 수정안 의결 등이 탄핵 여론을 다시 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야 공세가 격화되면서 여야합의를 통한 정국운영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3일 “국민의힘이 특검법안을 내려고 하는 것은 긍정적인데 내용상으로 보면 지연 전술이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여론이 탄핵국면을 넘어 조기대선 국면으로 넘어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대선정국이 시작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여야간 합의를 통한 정국수습책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 등 재판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따박따박 일정을 진행해 결론을 내는 것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거의 유일한 해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명환·김형선·박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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