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끌기? 위기의식?…여당, 자체 특검안 들고 야당 만난다
내란 수사범위·기간 등 축소한 초안 마련
“오늘 의원총회서 논의 후 야당과 협상”
야당안 통과시 최 대행 거부 가능성 높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외환 혐의’를 담은 두 번째 내란 특검법을 늦어도 16일 통과시킬 계획인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외환 혐의 등을 없앤 자체 특검법안을 마련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아 야당과 특검법안에 대한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움직임은 재표결에서 내란 특검 법안이 2표 차이로 부결된 만큼 야당 주도 특검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특검 통과 시기를 늦춰보겠다는 지연 의도가 함께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재발의해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에서 외환 혐의 등을 없애고 수사 대상과 기간을 줄인 자체 특검안을 마련 중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내란 특검법에 포함된 외환 혐의를 두고 ‘안보를 저버린 반국가적 법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12일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유도하려고 한 혐의가 있다’면서 대북 확성기 가동과 대북 전단 등을 이유로 새로운 특검법에 ‘외환 혐의’를 추가했다”면서 “국민의힘은 이 시도를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안보를 내팽개친 ‘매국적 특검법안’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외환·내란 선전선동 혐의와 내란·외환 행위 관련 고소·고발 사건 수사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내란죄는 비상계엄 해제로서 종결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면서 “이미 비상계엄이 해제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내란선동죄는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내란 선전·선동 혐의는 선전·선동을 통해 내란으로 나아가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계엄 해제 이후의 행위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특검 후보 추천과 수사 기간 등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특검 후보 추천권을 대법원장에게 둔 야당 법안에 대해 “재판을 담당해야 할 법원이 기소할 주체를 선정하는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한변호사협회·법원행정처·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한국헌법학회 등에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50일로 정한 수사기간에 대해서도 “여러 수사기관에서 경쟁적으로 수사하고 있는데 과연 그만큼 수사기간이 필요한가”라며 “수사는 거의 완료된 것이 아닌가 싶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상 기밀 사안에 대해 압수수색 또는 언론 브리핑을 제한하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한 보완 필요성도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 대상과 기간을 줄인 수정안을 마련해 야당과 협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12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민들 보기에도 야당이 낸 법안에 반대만 하는 모습은 좋지 않고, 자체적으로 안을 만들어서 의총에서 논의하려고 한다”면서 “민주당에서 13일 법사위를 연다고 하는데 우리 안을 받아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국회의장이 여당에서 안을 내면 중간에서 조정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내란 특검법안에 대해 여야간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에서 “이번에 특검법도 야당에서 여당의 그러한 요구(제3자 추천, 야당 비토권 삭제)를 다 수용해서 발의했는데도 또 여야 합의해라 이것은 거부권 행사를 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나오고 있는데, 최상목 대행이 그러한 생각을 가진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