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지구환경…얼음으로 읽는다

2025-02-10 13:00:06 게재

그린란드 빙하서 지진 현상

내부에 역동적 변화 일어나

변덕스런 날씨가 한강 결빙에도 영향을 미쳤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2024년 12월~2025년 2월) 한강의 공식 결빙 날짜는 9일이다. 1906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늦은 시기다. 평년(지난 30년간 기후의 평균적 상태)보다는 30일 늦었다.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근처 디스코 베이에서 보이는 빙산. 로이터=연합뉴스

한강의 늦은 결빙은 온난화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지구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현상이다. 더욱이 이러한 지역적인 증거 외에도 전지구적 차원의 변화가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중이다. 담수 얼음은 물론 바다 얼음 역시 기후변화로 인해 급격히 달라지는 지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북극 바다 얼음이 녹으면 얼음이 덮여 있던 바닷물에서 열과 수증기(지표면 열속)가 방출되고 북극 진동지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바다 근처에 있는 호수 얼음은 파도 작용에 영향을 미쳐 경제적 손실과도 직결될 수 있다. <2024년 10월 21일 환경면 참조>

이처럼 얼음의 변화는 기후부터 경제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 빙하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그 복잡성이 한층 더 드러났다. 10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의 논문 ‘빙상의 숨겨진 지진성 변형 연쇄작용(Hidden cascades of seismic ice stream deformation)’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하 내부에서 연쇄적으로 지진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존에는 빙하가 천천히 흐르기만 한다고 여겨져 왔는데 실제로는 내부에서 갑작스러운 변형이 일어난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빙하의 변형과 흐름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법칙인 ‘글렌의 흐름 법칙(Glen’s flow law)’에서는 빙하를 끈적끈적한 액체(점성 유체)로 본다. 마치 천천히 흐르는 꿀이나 물엿처럼 빙하도 그렇게 움직인다고 가정한다.

‘빙상의 숨겨진 지진성 변형 연쇄작용’ 논문에 따르면 빙하 내부에서 연쇄적으로 지진이 일어나는 현상은 화산재나 불순물이 있는 지점에서 시작돼 수백 m 범위로 퍼져나가는 특징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빙하 내부의 지진 현상은 지표면에서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빙하 전체적인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의 안드레아스 피히트너 교수가 주도하고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독일 알프레드-베게너 연구소 △프랑스 코트다쥐르 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다.

연구진은 그린란드 동부 빙하 코어 프로젝트 시추공에 광섬유 케이블을 1500m 깊이까지 설치했다. 분산 음향 감지 기술을 활용해 2022년 8월 10일 14시간 동안 종 방향 변형률(빙하의 수직 방향으로 측정된 변형률)을 측정했다. 이후 수치 모델링 등을 통해 관찰된 현상을 해석했다.

연구진은 “표면 지오폰(빙하 표면에 설치된 지진계)으로는 빙하 내부 지진 현상을 감지할 수 없어 관측이 제한적이고 이러한 지진성 연쇄 현상의 시공간적 분포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빙하 내부의 지진성 연쇄 현상이 빙하 흐름의 일반적 특성인지, 아니면 특정 조건에서만 발생하는지 확실하지 않으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