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대미흑자 한국보다 10조원 많아
“트럼프 관세 공격시 협상 활용해야” … 미국시장 점유율 일본 37%, 한국 11%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4월 2일쯤 수입차 관세를 내놓겠다고 예고하면서 한국과 일본자동차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미국에서 얻은 자동차분야 무역흑자가 한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점을 협상전략에 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은 미국에서 약 395억달러(57조원)의 흑자를, 한국은 326억달러(47조원)의 흑자를 각각 기록했다.

1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일본자동차는 미국시장에서 588만3244대를 판매했다. 전년 553만9065대보다 6.2% 증가했다.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35.7%에서 37.1%로 1.4%p 늘었다.
이 중 일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차량은 137만대,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50만여대 수준이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50만대가 넘었다. 어림잡아 판매대수 중 약 절반 이상이 관세 적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2024년 미국시장에서 233만2632대를 판매해 점유율 14.7%를 기록했다. 미국자동차인 GM 268만9538대(17.0%)에 이어 판매 2위다. 도요타는 미국내 판매량의 약 70%를 현지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역수지로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2024년 일본의 대미 수출액 21조2951억엔 중 약 3분의 1이 자동차와 관련 부품이었지만 미국산 자동차는 일본에서 판매가 미비했다. 일본은 자동차부문에서만 연간 6조엔(395억달러), 원화로 환산할 경우 약 57조원의 무역흑자를 봤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24년 미국시장에서 170만8293를 판매해 점유율 10.8%를 기록했다. 91만1805대(5.8%), 기아 79만6488대(5.0%) 등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자동차는 미국으로 327억4400만달러를 수출하고, 21억8100만달러를 수입해 325억64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원화환산시 약 47조원으로 일본 57조원보다 약 10조원 적은 셈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없이 자동차를 수출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이나 FTA 체결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자동차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은 약 4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미국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부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고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길 경우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00억원, 2조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미국생산을 늘려 관세 타격을 최소화하는 한편 현지 파트너십 구축에도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공장의 생산규모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30만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36만대, 기아 조지아공장 34만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HMGMA 생산규모를 5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내 판매량(170만대가량)의 70%가 넘는 규모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무역흑자 규모로 상대국을 압박하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흑자규모가 일본보다 적다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생산규모 확대 부분도 의미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자동차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편의사양이 풍부하지만 미국자동차는 투박한데다 한국고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심지어 기어를 중립에 위치하는 기능도 없는 경우가 많아 한국실정에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부분도 협상할때 우리가 강력히 주장해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