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나게 떨어지는 아파트 가격
나인원한남 10개월 만에 15% 하락 … 분당 정든마을 6개월 만에 6억원 빠져
전국 주요 아파트 가격이 ‘억’ 소리나게 떨어지고 있다. 1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44㎡(3층) 가격이 10개월 전에 비해 18억원(15%) 떨어진 102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2024년 4월 역대 최고가인 120억원에 거래됐지만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 아파트로 기록됐다.
부산 해운대구 주상복합인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68㎡(44층)의 경우 10억4000만원 떨어진 23억8000만원에 11일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 거래(2023년 12월) 대비 30.4% 하락한 가격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13층)의 경우 3년 만에 가격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 주택은 2021년 3월 12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11일 5억5000만원에 팔렸다. 가격 하락률이 55.64%에 달한다.
6개월 만에 가격이 37% 떨어진 곳도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든마을(한진8단지) 전용 134㎡(14층)은 지난해 7월 16억7900만원에 거래된 후 올해 1월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6개월 만에 6억2900만원이 빠진 것이다.
지방에서는 역대 최저가격을 기록한 곳이 나오고 있다. 경남 거제시 옥포동 e편한세상옥포 전용 84㎡(1층) 주택이 역대 최저가인 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의 주택(15층)은 지난해 12월 역대 최저가인 1억8500만원에 거래된 후 2개월 만에 최저가 기록을 갱신했다. 경기 평택시 동삭의 더샵지제역센트럴파크2블록 106㎡(10층)도 7억500만원으로 역대 최저가로 팔렸다.
한국부동산원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5% 떨어졌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서울 핵심단지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세의 경우 선호지역 중심으로 새학기 전세수요가 증가하는 등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 내 재건축 등 주요 단지에 대한 선호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국적인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관망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매매는 서울·수도권은 국지적으로 강한 매수세를 보이는 지역과 수요가 위축되는 지역이 혼재되는 모습을 보이고 지방은 입주물량 영향 지역, 구축 단지 위주로 하락하는 등 전국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재건축단지 중심으로는 역대 최고가 거래가 나오는 등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196㎡ 주택은 지난 8일 역대 최고가인 8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해 8월보다 7.83% 상승한 가격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 전용 135㎡(11층)에서도 역대 최고가인 47억원 거래가 나왔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차) 전용 78㎡는 41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