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공방장’ 된 국민청원…부정선거·헌재심판 의혹 쏟아져
12.3 내란사태 이후 초반엔 ‘탄핵 찬성’에서 기류 변화
40만명 넘은 탄핵 요구, 헌재 심판 진행되자 관망 전환
헌법재판관 탄핵에 17만 동의, 보수 ‘온라인 집결’ 반영
민주당 “윤석열 탄핵 기정사실로 봐 집회 등에 소극적”
30일내 5만명이 찬성하면 국회 상임위에 의안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국민동의청원이 진영대결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국민 동의를 받고 있는 청원 중 5만명 이상의 지지를 받은 10개의 청원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의견을 가진 진영의 논리와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2.3 내란 이후 5만명 기준을 넘어 상임위에 올라온 43개 중 초반에는 ‘탄핵 찬성’ 기류가 강했지만 탄핵심판이 진행되면서 ‘탄핵 반대’쪽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18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청원 중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것은 ‘헌법재판소 판사탄핵에 관한 청원’으로 지난달 31일에 올라와 현재까지 17만2000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이 청원은 청원을 올린 지 나흘 만에 상임위 직행 기준인 ‘5만명 지지’를 넘어섰다.
청원인은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멋대로 해석하거나 법을 개정하여 판사 임의대로 재판을 한다”며 “문형배 판사의 재판과정이 다소 편향적임을 전 국민이 느끼는 바와 같다”고 했다. 짧은 청원 내용과 취지 설명에도 빠른 지지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달 5일에 동시에 올라온 ‘헌법재판소 이미선 재판관 탄핵에 관한 청원’(11만6000여명 동의), ‘헌법재판소 정계선 재판관 탄핵에 관한 청원’(10만7000여명 동의)도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내며 일찌감치 상임위에 넘어갔다. 이외에도 조기대선 주자로 유력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제명에 관한 청원’이 10만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에 대한 탄핵 청원에 대한 지지규모도 9만명을 넘어섰다. ‘헌법재판공정성 보호 및 재판농단행위자 처벌에 관한 법률’에 관한 청원은 5만명이상의 동의를 끌어냈고 윤석열 대통령 수사에 앞장 선 공수처에 대한 해체 청원에는 6만여명의 동의가 나왔다.
중국 혐오를 드러낸 ‘외국인 무비자 입국 반대에 관한 청원’과 ‘국내체류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특혜 근절 요청에 관한 청원’ 동의자도 6만명을 넘어섰다. 민주당 반대로 멈춰서 있는 ‘간첩법 개정안 후속 절차 진행 촉구에 관한 청원’ 역시 5만명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미 동의 기간이 끝나 상임위로 넘어가 있는 청원들 중에서도 ‘부정선거 없는 믿음직한 선거문화 만들기에 관한 청원’(6만3000여명), 헌법재판소 판사탄핵에 관한 청원(17만2000여명), ‘대만처럼 모든 선거 당일 수개표 실황중계 실시 요청에 관한 청원’(5만4000여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공개에 관한 청원’(5만6000여명) 등은 헌재 심판과정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의 주요 이유로 제시한 ‘부정 선거 의혹’을 집중 제기해 많은 동의자들을 확보했다.
12.3 내란사태 이후 진보진영이 주장했던 내용은 초반에 집중되고는 거의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4일 올라온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와 내란죄 수사를 위한 특검법 제정 촉구에 관한 청원’은 이틀 만에 5만명의 동의를 얻어 상임위에 올라갔고 한 달 동안 동의자가 4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심판 요청에 관한 청원’(12만7000여명), ‘헌법과 법률을 유린한 국민의힘 정당 해산에 관한 청원’(35만5000여명), ‘권성동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7만7000여명), ‘남태령, 허가받은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하는 방배경찰서장 직권남용으로 사퇴요청에 관한 청원’(7만8000여명), ‘추경호 및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55인에 대한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7만8000여명), ‘윤상현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13만1000여명) 등도 지난 1월 초반까지 대규모 지지를 받았다.
최근 탄핵 반대 의견들이 대거 확산되면서 탄핵찬성 기류는 잠잠한 편이다. 민주당 모 의원은 “탄핵 찬성 세력들은 탄핵심판청구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에는 헌재의 탄핵심판을 관망하는 모습”이라며 “집회를 보더라도 최근에는 탄핵찬성 세력들보다는 반대세력들이 더 많이 나오는 등 강해지는 모습인데 윤석열 탄핵은 상식적으로 기정사실로 보기 때문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오지는 않는 등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