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장원 이어 곽종근 흔들기

2025-02-18 13:00:28 게재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 단독 개최

김현태 단장 불러 ‘야당 회유설’ 확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막판 여론전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장외에선 헌법재판소를 항의방문하며 압박하는 한편, 국회 안에선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핵심 증인들의 신뢰성 흔들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퇴장하는 부승찬 의원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 없이 현안질의가 진행된 것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 지휘관들을 회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성 위원장 직권으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17일 여당 단독으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은 그간 여당이 주장해온 ‘야당의 곽종근 회유설’에 힘을 싣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을 당시 박범계 부승찬 민주당 의원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면담에 동석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단장은 “(동석한) 민주당 전문위원이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민주당이 지켜줄 것이다’ 이런 말을 많이 했다”면서 “박 의원이 노란 메모지에 사령관 발언을 기록한 뒤 ‘한번 더 해봐라’ 요구했고 본인이 적은 문장대로 반복해서 말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주장해온 야당의 곽 전 사령관 회유설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이다.

다만 김 단장은 ‘민주당이 곽 전 사령관을 회유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국회 단전과 관련한 대통령 지시 여부와 관련해선 “(대통령 지시는) 없었다”면서 “곽 사령관이 대통령 전화를 받고 스스로 뭔가를 하기 위해 생각해낸 여러 가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단장을 통한 ‘곽종근 흔들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페이스북 글을 올려 “헌법재판소는 김 단장을 직권증인으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도 국민의힘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대리인단은 이날 김 단장 발언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과 접촉이 비교적 적었던 곽종근 전 사령관에 대한 회유와 조작이 이 정도로 심각하다면, 계엄 당일부터 박선원 의원과 문자를 주고 받았고 5개의 메모가 등장하는 홍장원 전 차장에 대해서는 도대체 어떠한 배후의 사정이 있을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곽 전 사령관 외에도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신뢰성 흔들기 공격을 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탄핵심판의 최대 쟁점인 국회의원 및 정치인 체포 지시 등 국회 의결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와 관련해 가장 핵심적인 증언을 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을 엄호중인 국민의힘의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13일 “내란 주장의 핵심인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어떻게 두 사람 증언을 객관적 사실로 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이른바 ‘곽종근 회유설’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4일 옥중 입장문에서 “저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사실에 기초해 제 의사대로 판단하고 증언했다”며 “이용당하거나 회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