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공사비 갈등, 소송비용만 증가
6월 입주 메이플자이 2571억원 공사비 청구 소송 … KT와 쌍용건설도 법정 다툼
고환율에 자잿값과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공사비가 오르자 주요 주택정비사업장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단지인 ‘메이플자이’가 6월 입주를 앞두고 소송전에 들어갔다. 시공사인 GS건설이 공사비 4859억원 증액을 요청했지만 조합이 이에 합의하지 않았다. GS건설은 금융비용 증가분 2571억원에 대한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설계변경과 특화설비 등으로 추가된 공사비 2288억원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시공사와 조합간 공사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입주가 지연될 우려까지 제기된다. 재건축단지 입주지연은 인근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잔금 납부 등에 영향을 줘 금융혼란이 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 KT와 쌍용건설도 공사비 분쟁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KT 판교 신사옥 추가 공사대금 171억원 지급 건을 놓고 KT와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재판 절차를 밟아왔다. 쌍용건설을 상대로 제기된 공사대금 171억원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1차 변론이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됐지만 양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법원은 3월 21일 다시 변론기일을 잡았다.
2023년 4월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준공된 KT 판교 신사옥은 2020년 쌍용건설이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공사비는 967억원에 책정됐다.
하지만 2021년 착공 이후 자잿값과 인건비가 급등했다. 쌍용건설은 발주사인 KT에 추가 공사비 171억원을 청구했고 KT는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은 장기간 공사비 진통을 겪고 있다.
건축주와 시공사의 공사비 갈등으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코디네이터를 파견하는 등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들이 공사비 청구 소송을 내면서 법원의 판결이 나거나 판결 전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GS건설이 서울 강북구 미아3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322억원, 롯데건설이 송파구 거여2-1구역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107억원, DL이앤씨도 인천 부평구 청천2구역 재개발조합과 1645억원의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진행했다.
시공사와 건축주 간 법적 분쟁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들의 ‘단일판매 공급계약해지’ 건수가 20건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7건 이상 늘었고 코로나19 피해가 발생한 2020년(6건)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었다.
태영건설은 울산 중구 반구동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발주처인 정선프라임과 합의하에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광주 경안2지구 도시개발사업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반면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막바지 협상 타결이 이루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GS건설과 공사비 갈등을 겪던 서울 성북구의 재개발 아파트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가 극적으로 공사비 합의에 성공했다. 이에 내달부터 정상적인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오후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 회의를 열고 ‘309억원 추가 지급안’을 최종 합의했다. 시공사 GS건설은 마감재 일부를 고급화하고 조합은 GS건설에 공사비를 추가 지급하기로 타결한 것이다.
한 건설사에서 정비사업을 담당했던 임원은 “공사비 갈등으로 인해 소송비용과 사회적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표준계약 변경 등과 갈등중재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