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 반도체전문가 중심 재편
이혁재 교수 사외이사 내정
이재용 회장 복귀는 무산
삼성전자가 신임 사외이사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내정하는 등 이사회에 반도체 기술 전문가를 보강한다.
삼성전자는 18일 공시를 통해 신규 사외이사로 반도체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또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내정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교수와 전 부회장, 송 사장 3인 모두 학계와 업계에서 인정받는 반도체 분야 최고 전문가다.
우선 이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퍼듀대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루이지애나공대 조교수와 인텔 선임 엔지니어를 거쳐 200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 서울대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전 부회장은 2선에 물러나 있다가 지난해 5월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 전격 복귀했다.
특히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1등 자리를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4~2017년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해 말 인사에서 대표이사로 내정되며 7년 만에 메모리사업부장도 다시 맡았다.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 등을 지낸 송 사장은 반도체 공정과 소자개발 분야 전문가다. 플래시메모리인 V낸드 세대 전환을 성공시키며 낸드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10명의 이사 가운데 3명을 반도체 전문가로 채우게 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이사진 개편이 그간 이사회에 기술 전문가보다 경제 관료 출신 등이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는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전자 사내외에선 이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사내이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함에 따라 이사회 복귀 시점이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들과 직접 자주 소통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등기임원 복귀를 통한 책임 경영을 조언하는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지휘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