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전선 빨간불 …‘이재명 비호감’ 높아

2025-02-19 13:00:03 게재

‘이재명 후보 교체’ 31% … 20대는 43%

광주·조선대에 “탄핵 반대”… '홀대론' 여전

더불어민주당을 일방적으로 지원해 오던 호남의 표심이 심상치 않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고 조선대에서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예고해 놨다.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60%대를 기록하면서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가 낮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30 청년세대의 경우엔 민주당과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10~20%p정도 낮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정국에서 펼쳐질 조기대선을 앞두고 탄핵심판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호남 지역의 이상기류가 수도권 등에 퍼져 있는 호남출신 유권자에게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년전 대선에서 보여줬던 ‘호남 홀대론’ 등 감정의 골이 회복되지 않고 더 깊어진 모습이다. 민주당으로서는 대안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9일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갤럽과 KBS광주방송총국이 광주와 전남지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608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4일 실시한 전화면접방식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67%였다. 조국혁신당 지지율 7%까지 합하면 74%가 잠재적 민주당 우호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지율은 각각 8%, 1%에 그쳤다.

하지만 세대별로 보면 20대(18~29세)의 경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엔 42%와 2%의 지지율을 보였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지율은 각각 13%, 4%로 보수진영 정당에 보낸 지지율이 20%에 가까웠다. 30대는 민주당엔 54%, 조국혁신당엔 6%를 줬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엔 각각 8%, 4%의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 대선주자로 유력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호남 유권자의 비호감도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당대표가 후보로 나서는 것이 좋다’는 대답은 63%였다. 반면 후보 교체를 원하는 답변 역시 31%로 적지 않았다. 20대의 경우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46%였고 후보교체를 원하는 목소리가 43%였다. 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2.4%p)를 고려하면 오차 범위 내에 있는 셈이다. 30대에서는 58%가 이재명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고 봤고 35%는 다른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의 42%가 이재명 대표를 다른 후보로 교체해야 한다고 봤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중도층에서의 후보교체 여론은 40%에 달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리더십에 대한 평가와 맞닿아 있다. 유권자 중 68%가 ‘잘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26%가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20대의 경우 ‘잘하고 있다’가 49%, ‘못하고 있다’가 37%였다. 30대는 각각 57%, 38%로 40%에 가까운 부정 의견을 제시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의 33%, 중도의 34% 역시 이 대표의 정당 운영방식에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주 호남지역민들과의 만남을 다녀온 진보진영 모 인사는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여전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 역시 높은 수준이어서 깜짝 놀랐다”며 “호남지역이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어 대선 영향력이 작을 수 있지만 호남 향우회 등 호남출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도 호남지역 여론이 전달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현재 호남 민심을 가볍게 봐선 안될 것”이라고 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호남 정서가 민주당에 대해 맹목적 지지를 해 주던 시대는 지났고 특히 2030세대는 전국적인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며 “일각에서는 2007년 대선처럼 아예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방법을 언급하는 민주당 지지층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박준규·방국진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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