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DSR 완화? 신뢰성 타격” 여당에 선 그은 금융위원장
“지방은 달리 봐야” 지적에도 꼿꼿
탄핵 선고 임박한 영향? 설왕설래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방 미분양 아파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완화할 필요성을 제기한 여당 의원들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정부 부처들의 소신 발언이 잇따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여당 의원들 중심으로 지방 DSR 완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은 “지방 부동산의 미분양 문제 등 건설경기의 문제가 심각하다. 악성 미분양 가구가 2만1500호가 된다”며 “금융위가 DSR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DSR 규제는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통해 정착시키고 있는데, (지방을) 빼는 순간 정책 신뢰성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두 달 연기한 것에 대한 시장 비판과 반응을 봤다”면서 “지금은 (DSR 완화보다)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당의 지방 DSR 완화 요구는 기존부터 있어왔다. 지난 4일 당정협의에서도 비수도권의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한 DSR 규제의 한시적 완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아직 정부측의 화답은 없는 상태다.
이날 회의에선 지방 DSR 완화 필요성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나서서 “지방과 수도권을 달리 봐야 한다”면서 “금융당국이 일률적 기준으로 보면 답이 안 나온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민국 의원도 “금융당국이 모든 정책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동일시 하고 있다”며 “DSR 규제를 바로 완화하고, 1가구 2주택 문제도 (지방 주택을 포함할 경우) 완화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지방 DSR 완화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은 평소 소신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김 위원장이 즉각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당 의원들이 지적할 경우 정부부처의 장들은 최대한 완화된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선 이른바 ‘대왕고래 브리핑 파동’을 떠올리기도 했다.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왕고래 1차 시추 결과를 브리핑하며 경제성 확보의 어려움을 지적했다가 여당의 노여움을 산 바 있다.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부부처들과 당정협의에서 공직자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잃고 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여당과 미리 상의도 하지 않고 기존 정부 입장과 다른 내용을 브리핑한 데 대해 세게 문제제기한 셈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