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 국정협의회 ‘빈손’ 우려 속 담판 주목

2025-02-20 13:00:03 게재

추경·반도체법 등 쟁점·우선순위 이견 여전

의장실 “여론 압박 강해 … 큰 틀 합의 기대”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을 앞두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반도체법 등에 대한 여야 간극이 여전하다. 탄핵심리 일정 등을 고려하면 2월 국회 마지막 회동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빈손’ 회담 우려를 잠재울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조오섭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4자 국정협의회 첫 회의를 갖는다. 따로 의제를 정하지 않고 국정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키로 한 만큼 추경·반도체법 등 최근의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여야는 당초 2월국회 시작과 함께 지난 10~11일쯤 첫 회의를 예고했다가 이날로 연기한 바 있다. 4자 회담에서 다룰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20일 회의를 앞두고도 양당 정책위 등 실무협상 라인의 대화는 진척을 보지 못했다.

반도체 특별법에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 예외 조항을 놓고 갈등이 여전하고, 연금 개혁의 경우 여야가 보험료율을 현 9%에서 13%로 올리는 것에는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추경은 대내외적 경제 위기 탓에 여야 모두 편성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시기나 규모를 놓고 기존 주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4자회담 의제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반도체법 주 52시간 예외 조항, 연금개혁 방안, 국방장관 공석 해소 등을 우선으로 생각하는데 민주당은 시종일관 추경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본예산 673조를 조기에 집행하는 것과 20조 내외의 추경을 편성해 집행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합의를 기대할 만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4자 회담에서 최소한의 합의를 이뤄야 할 주요 의제는 분명하다”면서 “소비·고용절벽의 복합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할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데, 추경이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재량권을 갖고 있는 대표 회담이니 담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여야가 민생정당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4자회담을 조기 대선 대비 정국 주도권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대응하는 영향도 크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현 상황을 대선국면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이 예산을 다 깎아놓고 추경으로 차기 대선 운동하겠다는 걸 어떻게 받겠느냐”고 했다.

물론 탄핵심판 전 마지막 회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의 극적 합의 가능성도 있다. 빈손 회담에 대한 여야의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실 핵심관계자는 “여론의 강한 압박이 있기 때문에 여야가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내려고 하지 않겠나”라며 추경 편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며 실무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국방장관 임명 등 일부 국무위원 임명에 대해 야당이 동의해주는 조건이 주요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의대 증원 문제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원칙적 합의’를 기대할 만한 대목으로 꼽힌다. 여야는 최근 산자위 등에서 에너지 3법 등을 합의처리한 바 있다. 양당이 합의 의지만 있으면 쟁점에 대한 이견은 충분히 좁힐 수 있다는 의미다.

이명환·박준규·박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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