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업 압박에 농업계 불안 증폭

2025-02-20 13:00:31 게재

트럼프 자동차에 관세 25% … 농업분야 비관세 장벽도 무너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25%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농업 분야에도 통상압력이 들어올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일 농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상호관세 추진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농산물에도 관세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상호 관세 계획’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돼지고기 소고기 옥수수 대두 치즈 등 농산물 품목도 수입확대나 수입선 변경을 요구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농업 보호를 위해 일부 신선농산물을 민감품목으로 분류해 무관세 쿼터 등을 적용해왔다.

농민단체들이 2022년 정부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 가입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자 미국의 농업분야 통상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자국의 관심이 높은 품목과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외한 제3국으로부터 주로 수입하고 있는 품목 등을 중심으로 우리에게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자국내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강력 수단으로 농산물 수출 확대를 꼽고 있다. 미국 농산물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지만 최근 수출 성장률을 보면 정부의 강력한 수출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의 농산물 수출 실적은 2022년 1960억달러, 2023년 1750억달러로 2024년에도 전년도와 비슷한 실적이 예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촌경제연구원은 미국의 FTA 개정 협상에 대한 요구 가능성도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편적 관세에서 당장 농업분야는 직접 타격을 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관세 장벽으로 보호되고 있는 품목들에 대한 압박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관세 장벽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 농산물의 미국 시장 진입에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이미 2023년 수확량 감소를 이유로 수입 요구가 높아진 품목이 사과·배다. 우리나라는 외래병해충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식물위생조치(SPS)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사과·배 뿐만 아니라 미국산 자몽 체리 등에도 함께 적용되고 있다. 이런 비관세 분야에서 미국의 압박이 시작되면 사과나 배 등의 수입 저지도 어려워진다.

GS&J인스티튜트는 올해 농업분야에서 주목하는 변화에 대해 “농산물은 보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동식물 검역이나 농생명공학 제품 관련 국내 규제 완화 등이 요구될 수는 있고 미-중 갈등의 심화로 중국산 농산물의 대미 수출이 감소해 그것이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에 쏟아지면 우리 농식품 수출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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