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경호처 인사 개입’ 정황 녹취 놓고 여야 공방
민주당 명씨와 지인 간 음성녹음 공개 … 명 “빨리 김용현에 이력서 보내라 했다”
창원지검 보고서에 경호처 권씨 “박사님 라인으로 입성” … 국민의힘 “정치공세”
명태균씨가 지난 2022년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을 통해 경호처 인사에 개입한 사실을 지인에게 말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민주당은 이를 국정농단으로 보고 ‘명태균 특검법’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치공세”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19일 공개한 2022년 7월 4일자 음성 녹음에 따르면 명씨는 지인과 통화하며 “(김 당시 처장이) 스페인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같이 갔다 하길래 ○○한테 빨리 이력서를 보내라 하니 보냈더라”며 “다음 날 전화가 왔더라고, 들어가게 됐다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한 창원지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화가 이뤄진 날에 경호처 직원 권모씨가 요직인 경비안전본부에 발령받은 뒤 명 씨에게 ‘박사님 덕분이다. 박사님 라인으로 입성했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씨와 권씨를 같은 인물로 보고 있다.
노 의원은 “(명씨의 말이) 허풍이었으면 왜 당사자인 권씨는 명씨에게 ‘고맙습니다’, ‘박사님 라인으로 입성하게 됐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명씨는 녹취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황종호 대통령실 행정관을 언급하기도 했다. 명씨는 녹취에서 “대통령 조카 황종호를 소개시켜 줄 테니까 관계를 잘하라고 얘기해 줬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운영위에서 명태균 녹취는 물론 ‘명태균 특검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노 의원은 “국회가 (명씨의 경호처 인사 개입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해명하는 시간이라도 가져야 하는데, 대통령실과 경호처가 대통령 직무 정지 상태라고 국회 출석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현안 질의 일정을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창원지검 수사 발표는 맹탕도 이런 맹탕이 없다”면서 “특검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명태균 특검법은 수사 대상이 국민의힘 공천”이라면서 “우리가 민주당의 공천에 대해 수사를 하겠다는 특검을 발의하면 받겠냐. 정치공세”라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과 관련해 “창원지검에서 중간 수사를 하고 중앙지검에 사건을 보낸 것이 불과 어제”라며 “특검은 보충성, 예외성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