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대혁신 다시 시작합시다

2025-02-24 13:00:03 게재

다음날 아침 사표를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붉어진 얼굴로 TV에 나와 군사독재 시대 망령을 되살리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을 때 다짐했다. 계엄 하에서는 도청도 군의 통제를 받기 때문이다. 5.18을 겪은 세대로서 이런 정권에서 일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을 엄정히 단죄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온전히 회복해야 할 것이다.

최근 몇년간 정치권에서 옳고 그름이 희미해지고, 진영논리와 사리사욕 이해타산만이 난무했다. 정치개혁을 통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정의와 공공복리 증진이라는 정치 본연의 가치로 회귀해야 한다.

진정한 소통 노력,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대통합의 문을 열고 상처받은 국민을 포용하는 선진정치의 모습을 구현해야 한다. 정치가 국민에게 부담을 주거나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구조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세기 만에 이룩한 대한민국의 압축성장은 사회 양극화와 인구감소, 지방소멸이라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정치 본연의 가치로 회귀해야

해결책은 과감한 혁신에 있다. 먼저 창의적 도전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대폭 철폐해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고착화된 경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심각한 인구감소 극복의 대안으로 이민청을 설립하고 외국 인재를 적극 유치하는 포용적 이민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균형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지금껏 미뤄뒀던 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지방이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국가균형자치부’를 신설해 중앙과 지방 간 진정한 수평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이 상원을 신설해 지방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장벽에 대응해 수출 경쟁력을 신속히 강화해야 한다. 주력산업은 물론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우주공학 등의 첨단산업 역량을 높이는 과감한 과학기술 정책이 절실하다. 정부 R&D 예산을 대폭 늘리고, 첨단산업 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확대 운영해야 한다. AI시대를 맞아서 세계적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글로벌 첨단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조기 대선 이후에는 1987년 헌법체제도 과감히 개편해야 한다. 이번 내란을 통해 권력집중형 대통령제는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대통령 권한을 외교 국방으로 한정하고 책임총리가 내치를 맡아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회와 행정부 간의 극한대립을 제도적 장치로 해소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 소선구제와 비례대표제 등의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다양한 세력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도 검토돼야 한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힘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났다. IMF 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국민의 저력과 코로나 팬데믹에서 K-방역으로 세계적 모범을 보였던 지혜, 그 위대한 힘으로 지금의 위기 또한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대개조로 희망있는 대한민국을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나아가자. 지방과 중앙이 동반 발전하고 세대 간에 손잡고 연대를 강화해 계층을 따뜻하게 아우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들어가자.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을 다시 시작합시다.

김영록 전남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