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최후진술 촉각…헌재 결정 수용할까
윤 대통령측 “여러 의견 듣고 있다”
국민의힘, 사과·책임·통합 메시지 기대
“강경지지층만 바라보는 내용이면 최악”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 진술에 나선다. 시간 제한 없이 진행될 최후 진술 메시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지만 무엇보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직접 메시지를 내놓는 마지막 자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주말은 물론 전날까지 대리인단과 접견하며 마지막 변론 및 최후진술 준비에 총력전을 벌였다. 최후진술에 어떤 메시지가 담길지에 대해선 윤 대통령측은 “여러 의견을 듣고 계신 걸로 안다”고만 전했다.
계엄 이후 윤 대통령을 엄호하며 한배를 타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최후진술 메시지에 대해 각종 희망섞인 바람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한 여당 입장에선 윤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최후진술에 담겨야 할 내용으로 사과·책임·통합의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대통령 본인만 아는 것”이라면서도 “일단 계엄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은 사과를 해야 된다, 두번째는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메시지가 과감하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번째로 (중략) 대통령 일극체제 완화 개헌 메시지, 마지막으로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국민통합 메시지에는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따르겠다는 승복의 메시지도 포함된다.
전날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최후 진술의) 제일 중요한 메시지는 어떤 결과가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여기서 매듭짓고 하나가 되어 분열 갈등 극복하고 다시 나라 세우는 데 힘을 모으자 이런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의힘의 희망사항에 부응할지는 미지수다. 여권 내에선 사실 회의적인 분위기가 높은 편이다. 한 관계자는 “헌재 변론 때마다 윤 대통령과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반복해왔던 주장을 떠올려보면 이제와서 사과와 반성을 할 거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최악의 메시지만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여당 입장에서 최악의 메시지는 강경 지지층만 바라보는 분열의 메시지다. 이 관계자는 “수사나 헌재 절차에 대한 문제를 다시 제기하면서 지지층만 바라보는 느낌을 주면 최악”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중도층에서만 대폭 하락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전환점이 윤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서부지법 폭동’이 지목된다. 만약 윤 대통령이 또 한번 지지층만 바라보는 메시지를 냈다가는 또한번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내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강경한 메시지를 낼 경우에 대해 “당으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