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배임’이 바라카 원전 갈등 촉매제
한전 “발주처 추가 비용 정산이 먼저”
한수원 “협력사에 비용 전가하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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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국익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탄핵에 따른 ‘리더십 공백’을 총리실이 채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웨스팅하우스와 지재권 분쟁을 해결, 수출 걸림돌을 제거하면서 원전 수출의 청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부정적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전과 한수원 모두 산업자원부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일단은 산자부에서 분쟁 조정을 하는 게 맞는다”면서 “국무조정실은 기본적으로 여러 부처가 걸려 있는 사안에 대해 조정하는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 국무조정실이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상황 파악은 하고 있다”면서 “관할 부처에서 조율을 하지 못하거나 사안이 커지거나 하면 국조실이 나서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 업계에서는 대형 플랜트나 건설 사업에서 공기 지연, 설계 변경, 자재비 상승 등 이유로 추가 비용 정산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실제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컨소시엄도 한수원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별도 추가 공사비 정산을 한전에 요구했다.
다만 바라카 원전 사업의 사업비가 조단위로 대폭 증가하고 ‘팀코리아’의 핵심 공기업이자 모기업-자회사 관계인 한전과 한수원이 법적 다툼도 불사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진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자율조정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수원의 경우 추가 비용을 보존 받지 못하는 경우 현 경영진은 물론 관련 임직원들까지 배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재정 위기 상황인 한전도 UAE로부터 추가 비용 정산을 약속 받지 못한 상황에서 선뜻 사전 정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한수원은 발주처 협상과 무관하게 한전에 먼저 비용을 지급해달라는 것인데, UAE 발주처에 추가 비용을 청구하고 그 이후 한전과 팀코리아 협력사 간 비용 정산이 이뤄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수원은 “발주사와 먼저 협상해 비용을 받아 지급하겠다는 것은 협력사와의 추가 비용 협의를 지연시켜 발주사에서 받은 일부 비용만을 단순히 분배하겠다는 것”이라며 “주계약자의 책임을 방기하고 협력사에 비용을 전가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라카 원전은 수주 후 수익성에 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업계에서는 누적 매출 이익률이 1%대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종 정산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포함하면 더 낮아질 수 있다.
다만 바라카 원전은 한국의 첫 해외 수출 원전으로 세계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단순 수익률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고위공무원 출신 한 대학교수는 “깊은 내막은 알수 없지만 지금은 서로 물러설 명분도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을 잘 정리해주는 정부 역할은 개입이 아니라 국익 보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은 정부에 인사 등 부당한 개입을 하지 말라는 것이지 국익을 지키는 역할을 하지 말라 하지 않았다”면서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회계적 문제라 관여하는 것에 한계가 있겠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대화의 장을 만드는 역할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풍·박소원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