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취약 과목 극복이 대입 성패 가른다
선행학습보다 중학 과정 소화 우선 … 교과 특성 파악해 효율적 학습전략 세워야
중학교 때까지는 자신만만했던 과목에서 고교 진학 후 예상치 못한 성적을 받고 당황한 경험이 있는가. 진학하려는 계열이나 학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과목이라면 더욱 큰 타격이다. 특히 고등학교의 달라진 학습 환경과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과목별 취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특정 과목에서 지속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으면 내신이든 수능이든 원하는 대학 진학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에 동일한 고민을 겪었던 선배들의 극복 사례를 통해 취약 과목의 원인을 살펴보고, 이를 뛰어넘기 위한 구체적인 학습 전략을 알아보았다. 전문가들은 과목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교과 성적이 수시는 물론 정시 전형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체계적인 준비와 꾸준한 실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교과목별 취약점 진단과 극복 전략이 대입 성패 좌우한다.”
고등학교 진학 후 자신만만했던 과목에서 예상치 못한 성적을 받고 당황한 학생들이 적지 않다. 진학하려는 계열이나 학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과목이라면 타격이 더욱 크다.
김용진 경기 동국대사범대학부속영석고 교사는 “특정 과목에서 낮은 성적이 지속되면 내신이든 수능이든 원하는 대학 진학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과목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을 어렵고 힘든 과목으로 꼽는다. 이들은 모두 위계성이 강한 과목이다. 특정 학년이나 단원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 반면 국어는 진입장벽은 낮으나 공부해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과목으로 평가받는다.
진수환 강릉명륜고 교사는 “수학은 어려워하지만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목”이라며 “지수 단원이 어렵다면 관련 단원을 쉬운 개념부터 단계적으로 학습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문제를 풀면 성적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답 분석으로 실력 판단·약점 공략해야 = 학교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고 집중하는지 학교 시험 출제자인 교사가 강조한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김용진 교사는 “수능이나 모의고사는 국어와 영어의 경우 시험 범위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이들 과목은 어디서 문제가 출제될지 모르기에 과목 본연의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시험은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지문을 습득하고 유형 연습을 충분히 한다면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강대 강경진 책임입학사정관은 “대학도 종합전형 서류 평가를 할 때 모든 과목을 잘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지한다”며 “자연계열 학생들은 사회 교과 성적이 인문계열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교과 성적이 전반적으로는 영어 성적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강대의 경우 전공 적합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지만 지원 계열에서 중시하는 과목의 성적이 눈에 띄게 낮다면 대학 교육을 제대로 수학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취약 과목 극복을 위해서는 먼저 해당 과목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학이나 과학처럼 위계성이 강한 과목은 기초 개념부터 차근차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국어나 영어는 꾸준한 독서와 어휘 학습이 필수적이다. 학교 시험을 준비할 때는 교과서의 예제를 푸는 데 집중하고 수능을 대비할 때는 기출문제 분석과 EBS 연계 교재 활용이 효과적이다. 특히 취약 과목이라고 포기하면 안 되며 자신의 목표와 진로에 맞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성적 향상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꾸준한 실천이 필수적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수능 예시문항을 보면 영역 간 통합형 문항이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기초 개념을 충실히 이해하고 교과 간 연계성을 파악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국어 과목의 경우 단순 암기보다는 독해력과 사고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윤영주 경기 동남고 교사는 “정확한 독해력이 부족하면 비교적 쉬운 문제도 틀리기 쉽다”며 “통계적 유의성과 같은 생소한 개념이 등장하면 지문 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학의 경우 개념 이해와 문제 풀이 연습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남치열 경기 저현고 교사는 “70점대면 3등급 수준으로 2·3점 문항을 다 맞히고 쉬운 4점 문항도 어느 정도 맞혔다는 의미”라며 “이는 중학 과정을 충실히 공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영어는 절대평가임에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한상준 강남인강 강사는 “영어는 고1 3월 학평 등급을 수능까지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절대평가라 방심하기 쉽지만 수시 최저기준 충족의 핵심 과목”이라고 강조했다.
탐구 영역은 2028학년도 수능부터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고2~3학년 과정의 선택과목이 아닌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출제 범위가 되며 문항 배점도 1.5점 2점 2.5점으로 세분된다. 교육부가 공개한 예시문항을 보면 영역 간 통합형 문항이 고난도 기출로 출제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3월 학평을 치른 후 성적표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성적표에는 문항별 난도(A~E)와 정답률 등 상세 정보가 담겨있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박상훈 서울 중산고 교사는 “A~E까지 고르게 틀렸다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A·B등급은 맞히고 C~E를 틀렸다면 고난도 문제 학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도 중요한 지표다. 이는 자신의 실력에 비해 쉬운 문제를 틀렸다는 의미로 해당 영역의 기초가 부실하다는 신호다. 윤영주 교사는 “이러한 문항들을 중심으로 EBS 해설 강의 등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꾸준한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지환 배재고 교사는 “매년 시험 범위와 유형이 비슷해 기출문제만 잘 풀어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특히 오답 분석을 통해 자신의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배의 취약 과목 극복기① 국어, 지문 이해 중요 = 취약 과목 극복에 성공한 대학 합격생들이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적 향상을 이뤄냈다. 특히 중학교 때와는 다른 고등학교 공부에 적응하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과 이를 극복한 과정을 상세히 공유했다.
정희헌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입학 예정자는 국어 과목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1학년 때 3~4등급을 오갔지만 고3 9월 모의고사에서는 100점을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희헌씨는 “수능 국어는 제대로 된 읽기와 이해 최근에는 추론 역량까지 요구한다”며 “문학 독서 화법과 작문 등 전혀 성격이 다른 3과목을 공부해야 하는데 실제로 3과목을 다 잘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설명했다.
국어 성적 향상의 비결로 습관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별 생각 없이 지문을 읽었을 땐 내용이 머릿속에 제대로 담기지 않았고 문제를 풀 때 지문을 다시 읽는 일이 많았다”며 “방학 한달 동안 하루 6~7시간을 국어 공부에 투자하며 제대로 읽는 습관을 들였다”고 말했다.
김태연 고려대 한국사학과 입학 예정자는 중학교 때 좋았던 영어 성적이 고교 진학 후 3등급으로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김태연씨는 “가장 공들여 공부했기에 정말 허탈했다”며 “당시 암기 위주로 공부했고 출제 초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영어 성적 향상을 위해 지문 구조화 학습법을 활용했다. “내신 공부를 할 때 반복해 읽는 회독을 주로 하지만 지문이 완전히 흡수되지 못한 학생이 많을 것”이라며 “지문의 한글 해석본을 여러 번 읽은 후 완전히 이해하고 그 지문을 국어에서 비문학 지문의 구조를 뜯어보는 것처럼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주력 전형을 성급하게 바꾸거나 그 과목을 놓치지 말라”며 “낙심해 있기보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며 문제점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배의 취약 과목 극복기② 수학 반복 풀이로 문제 유형 체화 = 권솔비 성균관대 공학 계열 1학년생은 고1 1학기에 50점 내외였던 수학 성적을 2학기에는 전교 7등까지 끌어올렸다. 권솔비씨는 “중학교 내신과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고교 시험을 안일하게 생각한 나머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 결과였다”고 말했다.
수학 성적 향상의 비결로 문제집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해 푸는 방식을 제시했다. 그는 “여러 문제집을 풀기보다는 같은 걸 여러번 풀면서 정확히 알고 넘어가는 게 좋다”며 “문제집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해 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틀린 문제 헛갈리는 문제 다시 풀고 싶은 문제는 문제집의 문제 번호에 표시하면 된다”며 “많이 사용되는 공식과 풀이법은 암기해야 하고 삼각함수의 미적분 공식 곱셈 공식과 그 변형 등 자주 쓰이는 공식을 연습장에 정리해 들고 다니면서 자주 봤다”고 덧붙였다.
이수빈 한국교원대 지리교육학과 입학 예정자는 사회 과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수빈씨는 “중학교 때까지는 교과서만 암기하면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고등학교는 달랐다”며 “사회 과목은 암기한 지식을 활용해 자료를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재를 정독하며 필기를 토대로 선생님의 설명을 되새겼다면 내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요약 정리하면서 지식을 구조화했다”고 조언했다. 또한 “지리는 자연지리와 인문지리로 나눠서 공부했다”며 “자연지리는 지도 위에 지형을 표시하고 특징을 써보거나 지형과 현상별 원리를 정리했고 인문지리는 다양한 통계와 문제를 접했다”고 학습 방법을 공개했다.
각 과목의 성공 사례를 공유한 선배들은 한목소리로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학습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는 조언이다.
김기수 기자·민경순 내일교육 리포터 len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