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위기의 시대, 대한민국이 살 길은
경제가 비상이다. 수많은 기업인들이 이미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다가오는 어려움에 걱정이 태산이다. 국외 상황의 경우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하면서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원자재 등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에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그 속에서도 우리 기업계와 정부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2024년 수출액이 전년 대비 8.2% 증가한 6838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18억달러 흑자로 2017년 958억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어려운 무역 여건에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2024년 1419억달러로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제외하면 2023년 대비 증가율이 1.6%에 불과하고 2022년 대비로는 2.3% 감소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빠른 추격자’ 동력 사라지고 혁신역량 아직 미흡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대적 관세전쟁에 나서 자동차 및 부품 반도체 철강 등 주력제품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도 내수부진 심화로 우리의 대중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환율상승으로 우리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경쟁국들도 함께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상황은 국외보다 더 어렵다. 높은 가계부채와 고금리가 겹쳐 소비 여력이 약화되면서 전반적으로 내수 경기가 바닥이다. 게다가 환율급등에 따른 수입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높은 기업부채도 문제다. 2023년 말 기준 총 기업부채는 273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22.3%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다.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수가 10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중국 기업의 우리 내수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부진이 심화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수출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로서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우리 대책의 첫 걸음은 상황인식의 공유다. 퍼펙트스톰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일시적 경기침체로 이해하는 안이한 자세로는 이 위기를 넘길 수 없다. 대한민국의 성공신화를 만든 ‘빠른 추격자’ 전략의 동력인 효율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혁신역량이 아직 미흡하다.
미국 소비재 전자전시회(CES) 혁신상을 많이 받았다고 세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은 자만은 진정한 혁신을 막아 위험하다. 세계 혁신을 주도할 인공지능(AI) 역량에서 미국과 중국에 한참 뒤지는 6~7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우리로서는 ‘처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과 같은 획기적 사고혁신이 국가 전체에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국민의 가치관과 기업가정신 회복하는 대전환 시급
하루빨리 기술혁신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기술패권시대의 대한민국의 활로는 세계를 선도할 독보적 기술경쟁력 확보에 있다. 국가적 R&D 확대가 살 길이다. 우리 모든 산업과 기업의 AI 대전환에도 국력을 집중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의 기업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 국민의 가치관과 기업가정신의 회복이 시급하다. 모든 학부모와 학생이 의대에 몰리는 가치관으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어렵다. 우리의 숙명인 글로벌화에 매진해 세계적 기업과 성공한 혁신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 우리도 미국이나 중국처럼 좋은 기업 만들면 의사와 비교할 수 없는 부를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나라의 미래가 생긴다. 이러한 대전환은 위기에 가능하다.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국민적 지혜를 기대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