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기침체에 신규채용 줄인다
'계획 없거나 미정' 61% 달해
불확실성 대응 긴축경영 이유
대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반기 채용을 줄일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6곳(61.1%)은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가운데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이 41.3%, 계획이 없는 기업은 19.8%였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 때보다 각각 3.9%p, 2.7%p 오른 수준이다.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 중에서 지난해보다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28.6%, 늘리겠다는 기업은 12.2%였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업은 59.2%였다.
채용 축소 기업은 지난해 대비 1.8%p 늘었고 확대 기업은 3.9%p 줄었다. 유지 기업은 2.1%p 증가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1.5%)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11.8%), 고용 경직성으로 인해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구조조정 어려움(8.8%) 등이 뒤를 이었다.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83.3%),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 호전(16.7%) 등을 꼽았다.
올 상반기 채용시장 변화로는 수시 채용 확대(19.9%), 중고 신입 선호 심화(17.5%), 조직문화 적합성 검증 강화(15.9%), 경력직 채용 강화(14.3%), 인공지능 활용 증가(13.5%) 등이 나왔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중 수시채용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응답 기업 10곳 중 6곳(63.5%)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6.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37.3%였다.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6.5%로 조사됐다.
수시채용 활용 기업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58.5%)에 비해 5.0%p 증가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 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으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9.7%), 고용 증가 인센티브 확대(19.8%), 다양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고용 경직성 해소(13.5%)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 장기화와 보호무역 확산 우려로 기업들이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채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며 “통합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고용 여력을 넓히는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