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2만2천곳 안전위험 ‘핀셋 점검’
5년간 1211명 사망
국토부, 현장 집중점검
고속도로 공사 현장 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전국 주요 건설현장 2만2000여곳을 집중 점검한다. 특히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중점 관리 대상에 올려 시공상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문제점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점검 결과에 따라 건설사의 과실이나 제도상 허점이 추가로 드러날 것으로 보여 향후 건설산업 안전규정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총 2만2000개 현장을 집중 점검한다고 4일 밝혔다. 지방국토관리청 한국도로공사 등 총 12개 기관이 참여해 취약시기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사망사고 발생 현장에 대해서는 특별점검을 진행한다.
안전 관리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50억원 미만 사업 현장은 지방국토관리청과 국토안전관리원이 전담 조직(TF)을 구성해 연중 상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달 25일 1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의 붕괴 사고를 계기로 현장 점검을 할 때 감리, 시공사, 점검자가 직접 비계에 올라가 안전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안전 보호구의 지급, 착용 여부도 중점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는 건설 현장 추락사고 예방에 역량을 집중해 건설안전과 품질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발주자·시공자·근로자 등 모든 건설 참여자들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근로환경 조성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총 2만2871개 현장을 점검해 4만8772건의 지적 사항을 발견, 시정 조치를 했다.
한편 최근 5년간 추락과 붕괴 등의 건설재해로 1200여명이 숨지고 3만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홍철(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시갑)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5년간 건설재해 사망자는 총 1211명, 부상자는 3만340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건설 현장에서 242명이 숨지고, 6068명이 다친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사망자 251명·부상자 4820명) △2021년(271명·5302명) △2022년(238명·6114명) △2023년(244명·7351명) △2024년(207명·6753명) 등이다.
사망사고 원인으로는 ‘떨어짐’(사망자 622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깔림’(221명), ‘물체에 맞음’(121명), ‘끼임’(64명), ‘화상’(38명), ‘부딪힘’(22명) 등의 순이었다.
부상의 가장 큰 원인은 ‘넘어짐’(7109명)이었으며 ‘떨어짐’(4612명)과 ‘물체에 맞음’(4056명), ‘끼임’(3112명), ‘부딪힘’(2528명), ‘절단·베임’(2144명)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떨어짐’ 사고 사망자가 106명으로 가장 많았다. ‘깔림’과 ‘물체에 맞음’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각각 32명, 25명이었다.
이 통계는 정부의 건설공사종합정보망(CSI)에 등록된 사망 또는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 건수를 집계한 자료다. 시공사는 해당하는 피해발생 시 신고의무가 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