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이재명 대표가 보여줘야 할 것들

2025-03-04 13:00:15 게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유권자들이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윤 대통령과는 다른 국정운영 능력 아닐까.

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한다는 이유로 거부권과 사면권을 마음껏 활용했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포획된 편향된 시각을 국정에 반영했다. 국민여론을 무시한 정책들로 질주했고 야당을 협상의 파트너가 아닌 ‘적’으로 간주했다. 비상계엄 내란사태는 그 결과물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문장들은 지금 고스란히 민주당 이 대표에게로 돌아오고 있다. 입법권력을 쥔 민주당이 대통령권력까지 갖는다면 윤 대통령보다 더 권한을 맘껏 행사하려 들진 않을까. 개딸 등 적극 지지층의 목소리를 국민 여론보다 앞세우지 않을까. 야당이 ‘묻지마 반대’에 나서더라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며 손을 내밀 수 있을까.

12.3 내란 이후 민주당과 이 대표의 첫 답변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내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없었다. 민주당은 탄핵과 입법독주를 이어갔다. 추경 합의 가능성을 앞에 두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요구하며 민생을 논의하는 국정협의회를 걷어찬 것 역시 실착이다. ‘서민들이 죽겠다고 한다’며 추경의 골든타임을 외치면서 여당을 압박했던 게 ‘진심’이었는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이 대표에 대한 과반의 비호감도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제왕적 대통령과 거대의석을 가진 여당’의 조합이 만들 일방통행에 대한 걱정만 늘었다. ‘거부권 없는 입법독주’를 우려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보수를 천명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극우로 몰아세우고는 온건보수 성향 의원 11명을 영입하면 개헌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공포’스러운 전망까지 나온다.

‘12.3 계엄은 잘못됐다’면서도 ‘민주당의 독주가 단초가 됐다’는 여권의 주장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며 심정적으로 수긍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여당의) 조기대선 전략은 사법리스크가 있는 이 대표가 대권과 입법권까지 행사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공포마케팅뿐”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복심인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이 대표가 자주 쓰는 용어로 ‘실사구시’와 ‘대동세상’을 소개하며 이를 다른 표현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과 ‘기본권’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실리 외교와 실리 경제 밑그림을 보여주는 데 전력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의 밑그림은 희미하다. 탄핵심판 결과뿐 아니라 대선 이후에도 극단적인 대결구도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대표가 이 우려와 불신을 씻어낼 수 있을까.

박준규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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