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으로 이기려면…” 이재명에 ‘국민경선’ 압박

2025-03-07 13:00:03 게재

소수정당·비명계 ‘흥행·통합 방안’ 제시

민주당·진보당·기본소득당, 반대 입장

“민주당 경선 방식, 최대한 반영 가능”

조국혁신당이 쏘아올린 ‘국민 경선(오픈 프라이머리)’ 제안에 원탁회의 참여 정당 중 가장 먼저 사회민주당이 손을 내밀었다.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대선주자들과 친문재인계 인사들도 환영의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응원하던 박지원 의원 역시 ‘국민 경선’에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의 답변만을 기다리면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기본소득당, 진보당과 같이 부정적인 입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야5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등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7일 조국혁신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 등 원탁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정당에 9일까지 오픈 프라이머리(국민 경선) 등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방안에 대한 입장을 달라고 요청해 놨다”며 “다음 주에 탄핵심판 인용이 나오면 곧바로 대선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원탁회의에 참여하는 5개 당의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우선 사회민주당이 먼저 동의 의견을 내놨다. 전날 사민당 한창민 대표는 “조국혁신당의 대선 오픈프라이머리 제안을 환영한다”며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내란 종식 이후 대한민국을 어떻게 열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합동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크게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오픈프라이머리에서 국민들과 함께 새 공화국을 여는 정치혁명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열쇠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데다 진보당, 기본소득당이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진보당은 설득에 나선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을 만난 이후 “파면을 전제로 한 조기대선, 더 들어가 구체적인 후보단일화 룰을 가지고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국혁신당의 (오픈프라이머리) 방안은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되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과 각 당의 당헌 당규등 현실을 고려했을 때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 주장과 흡사한 이유를 들어 조국혁신당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지금은 탄핵심판에 주력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조기 대선은 2달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오픈프라이머리를 준비하기엔 너무 촉박하고 100만명이 넘는 당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원탁회의를 구성하고 있는 5개 정당 중 3개 정당이 사실상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의 비명계 대선주자들과 주요 인사들이 ‘조국혁신당의 제안’에 환영입장을 해놨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총리는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지난 4일에 ‘동의’ 입장을 내놨다. 친문재인계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전날 “조국혁신당의 오픈프라이머리 구상은 야권의 선거연합을 통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안”이라며 “정권교체 이후에도 반극우연대로 더 크고 넓게 국정을 운영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친문재인계인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야권 오픈프라이머리로 더 큰 민주당 돼야 한다”며 “민주당이 쉬어 보이는 길이 정권교체 이후에는 차기 정부를 어렵고 비탈진 길로 밀어넣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결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도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에 나와 “범야권 단일후보는 필요하다. 지금 가장 큰 최대의 혁신은 정권교체에 있기 때문에 필요한 얘기”라며 “야 5당들이 같은 행보를 하자, 또 조국혁신당에서도 그런 의견을 내놓고 있으니까 저는 국민경선을 하더라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탄핵찬성 세력의 통합과 연대로 단일 후보를 선출해야 후보 분열이나 비판을 차단하면서 후보를 중심으로 모일 수 있다”며 “대선 본선에서 이긴다하더라도 가까스로 이긴다면 또다시 극우세력과의 일전이 불가피한 만큼 압도적인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어차피 대통령후보는 이재명’이라는 어대명은 흥행이나 국민적 관심을 끌기 어렵고 일극체제만 드러낼 뿐”이라고도 했다.

조 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공개된 옥중편지를 통해 “모든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대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진지하게 고민해달라”며 “분명한 것은 최대한 넓고 크게 연대하고 연합해야 이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확실한 승리, 확실한 변화를 위해서 100% 단결해야 한다”며 “최유력 주자를 없애려는 ‘이재명 혐오증’과 싸움과 동시에 여러 다른 주자의 활발한 행보를 고무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 오픈 프라이머리는 국민선거인단을 모집해 대선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조국혁신당은 △야권 모든 정당의 모든 대선 후보 참여 △결선투표제 도입 △후보·공약에 동시 투표 △100% 온라인 투표의 아레나 방식 원칙 등을 공개 제안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권리당원과 일반국민이 50%씩 참여하는 예비경선에 이어 전국대의원·권리당원·일반국민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1인 1표를 행사하는 경선을 치렀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경선방식을 최대한 반영해 역선택 등을 제거하는 방식도 논의대상에 들어가 있다”며 “민주당이 결단할 일”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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