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감소성 비만, 폐기능 저하 최대 4배 높아

2025-03-11 13:00:25 게재

서울아산병원, 1.5만명 분석 결과

건강한 근육 많을수록 폐기능 향상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고 내장지방이 늘면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가운데 체내 근육과 내장지방의 양이 많을수록 폐기능이 최대 4배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영주·김홍규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성인 1만5000여 명의 복부 CT와 폐활량 수치를 분석한 결과, 골격근량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을수록 폐활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정영주(왼쪽) 김홍규(오른쪽)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특히 근육량이 적고 내장지방이 많은 ‘근감소성 비만’에 해당할 경우 폐기능 저하율이 근육량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은 건강한 신체를 가진 그룹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능 저하율은 한국인의 표준화된 폐활량 수치와 비교한 백분율이 80% 미만일 경우를 뜻한다.

연구팀은 201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성인 1만5827명(남성 9237명, 여성 6590명)의 복부 CT 영상과 폐활량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근육량이 적고 내장지방이 많은 ‘근감소성 비만’에 해당할 경우 폐기능이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근감소성 비만 그룹의 폐기능 저하율은 19.1%로 근육량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은 그룹 4.4%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역시 각각 9.7%, 3.1%를 기록해 근감소성 비만그룹의 폐기능 저하율이 3배 이상 높았다.

반면 근육량 상위 25%, 내장지방 하위 25%에 속하는 사람들의 폐활량은 전체 그룹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상관없이 근육량이 가장 적고 내장지방이 가장 많은 그룹에 비해 3~5%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건강한 근육이 많은 최상위 남성 그룹의 노력성 폐활량은 정상 예측치 백분율이 92.4%로 최하위그룹 88.7%보다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경우에도 최상위그룹의 노력성 폐활량은 95.6%, 최하위 그룹은 91.9%를 기록했다. 1초 간 노력성 호기량은 각각 95.7%, 92.8%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건강한 근육이 많을수록 횡격막 늑간근 등 호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근육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흉곽이 충분히 확장됨으로써 폐활량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장지방이 가장 많은 남성 그룹의 노력성 폐활량은 88.1%로 가장 적은 그룹 93.1%보다 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에도 내장지방 최상위 그룹과 최하위 그룹은 3.4%의 폐활량 차이를 보였다. 내장지방의 침착으로 인해 흉곽의 용적이 감소하고 염증 반응이 일어나 폐 기능이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 교수는 “폐기능 향상을 위해서는 내장지방을 줄이면서 지방이 적은 건강한 근육을 늘려야 한다. 개개인의 신체구성에 맞는 적절한 운동과 식이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만인 경우에는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폐기능에 도움이 되고, 비만이 아닌 경우에는 건강한 근육을 늘리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흉부의사협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 피인용지수 9.5)’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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