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잠실인근 경매 몰린다
헬리오시티 1채 경매에 87명, 감정가 117.5%에 낙찰 … 전국 경매건수 24% 증가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경매물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1층·전용 85㎡) 경매 2차 입찰에는 모두 87명이 참여했다. 감정가는 18억3700만원이지만 낙찰가는 117.5% 높은 21억5778만원으로 입찰을 마감했다.
이 아파트는 1회 유찰로 15억원을 밑도는 최저가격이 형성됐지만 이후 인근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이 올랐고 경매 낙찰가까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전체 경매 낙찰률을 보면 여전히 90%대에 머물고 있지만 송파구 일대 경매물건은 유독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5년 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253건으로 10% 가량 증가했다. 낙찰률은 42.7%로 4.5%p, 낙찰가율은 91.8%로 1.5%p 낮아졌다. 신규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호도 낮은 지역은 낙찰가율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수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물건은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이외에 강남구 삼성동 백신빌딩(106.6%),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110.3%),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한양(100.0%) 등이다.
낙찰가 1위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규모 업무시설(토지 1056.4㎡, 건물 5193㎡)인 백신빌딩으로 감정가(769억4019만원)의 106.6%인 820억100만원에 낙찰됐다.
최고가 주거단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1층)은 감정가 138억원의 90.6%인 125억원에 낙찰됐다. 응찰자수는 6명이었다.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379건으로 전월(2730건) 대비 약 24% 증가했다. 낙찰률은 42.6%로 전달(41.4%)보다 1.2%p 상승했다. 일부 지방에서 여러 차례 유찰된 저가 매물이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낙찰가율은 84.7%로 전달(84.8%)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평균 응찰자 수는 7.2명으로 전월(6.6명)보다 0.7명이 늘었다.
지방 5대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78.5%)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달(79.8%) 대비 1.3%p 하락했다. 대구(81.5%)는 전달(75.5%)보다 6.0%p 상승하며 6개월 만에 내림세를 멈췄고, 대전(79.5%)도 5.8%p 오르며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울산(89.5%)은 5.5%p, 광주(79.1%)는 0.8%p 올랐다.
진행건수 6건 가운데 2건이 낙찰된 제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92.5%를 기록해 2023년 2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9건 중 12건이 낙찰된 세종 아파트 낙찰가율은 85.1%를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인근 지역 낙찰가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서울 비선호 지역 하락세가 강해 전체적인 아파트 낙찰가율은 1.5%p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