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있는 사외이사 비중 급감

2025-03-14 13:00:03 게재

경제개혁연구소, 기업집단 분석 … “18년 동안 사외이사 총수는 88% 늘어”

국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이나 공시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에 속한 대기업 사외이사 비중이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직원 출신이나 지배주주와 학연관계인 이사 비중은 큰 폭으로 줄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사외이사와 감사의 독립성 및 직업군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는 2007년부터 매 2년마다 대기업집단 상장회사의 사외이사와 감사의 독립성을 조사해 보고서로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분석대상 회사 평균 이사 수는 6.17명, 사외이사 수는 3.15명으로 사외이사 비중이 50.99%였다. 이는 2006년에 대비 등기임원 총수는 66% 증가한 것에 비해 사외이사 총수는 88% 늘어 사외이사 증가 폭이 큰 것이다.

대주주와 관련이 있는 이해관계자 비중도 큰 폭으로 줄어 사외이사 독립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분석을 시작한 2007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보면 임직원 출신 사외이사는 11.53%에서 3.01%로, 학연관계인 사외이사는 17.53%에서 1.72%로 크게 줄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계열사 출신 임직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지양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고 학연으로 사적관계가 형성된 사외이사 역시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학연관계에 민감한 지배주주 1-2세대의 경영은퇴와 사외이사 평균 연령 하향 등의 경향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법률대리 또는 자문계약으로 인한 이해관계의 비중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과 두산그룹은 계열사와 지배주주 일가의 소송을 대리하거나 자문을 제공한 대형로펌(김앤장, 태평양 등) 소속 고문이나 법조인 등을 다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포스코와 농협, 교보그룹은 과거부터 사외이사의 독립성 관련 문제제기가 이어졌으나 2023과 2024년에도 계열사나 소속 학교법인 또는 재단법인, 지역조합 재직 경력이 있는 사외이사를 다수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영풍그룹 두산 한진 케이티 DB 등에서 복수 계열사 또는 계열사 이동 사외이사 선임 현상이 나타난다”며 “복수 계열사에서 장기간 재직한 사외이사와 감사의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영풍그룹은 1~2명의 사외이사와 감사를 3~4개 계열사에서 동시 선임하거나 순차적으로 선임하고 있고, 교보그룹은 사외이사의 75% 이상을 해당 회사나 계열사 임직원 사외이사로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사외이사에 비해 감사의 경우에는 이해관계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관계 있는 감사의 비중은 2006년 47%에서 2024년 35.96%로 조금 줄었지만 사외이사에 비해 약 20%p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 이해관계 있는 감사의 59.38%가 해당 회사 또는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학연관계인 감사는 9.38%로 사외이사 1.72%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한편 자산 2조원 이상 회사에 대한 여성 등기임원 선임을 의무화하는 자본시행법 시행 전 83명이던 여성 사외이사는 2024년 213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연구소는 “사외이사와 감사의 자격요건 강화 등 사전적 규제 외에도 대표소송 등 이사의 책임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등기임원 관련 정보 공시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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