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 주’ 윤 대통령, 승복 메시지는 “미정”

2025-03-17 13:00:03 게재

석방 후 관저서 칩거 … 윤 측 “차분하게 선고 기다릴 것”

이번주 중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윤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석방 후 정중동 행보 중인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기조를 유지하며 끝까지 침묵을 지킬지, 선고 직전 승복 의사 등을 포함한 메시지를 낼지가 최대 관심사다.

경계 삼엄한 대통령 관저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 등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17일 윤 대통령 대리인단 측은 헌법재판소 선고 전 메시지를 낼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메시지 내용 자체는 물론이고 메시지를 발신할지 여부 자체에 대해서도 숙고중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른 윤 대통령측 인사는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차분하게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 중이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통령실이 아니라 대리인단을 통해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의 숙고 모드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헌재 결정이 각하 또는 기각으로 날 수 있는 기대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여론전에 나섰다가 재판관들을 자극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권에선 헌재가 다른 어떤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도 긴 평의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헌재 내에서 빠르게 결론을 낼 수 없을 만큼 재판관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만 헌재 결론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광장의 분열이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재 선고 전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최근 여야 지도부가 각각 승복 입장을 내기는 했지만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광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누구보다도 윤 대통령 본인의 승복과 국민통합 메시지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승복을 이야기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승복”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승복 메시지를 최후변론 때 내는 게 맞았다고 보고, 이제까지 안 하셨다”면서 “승복 메시지를 내주시는 게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용우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헌재 결정 후 윤 대통령이) 극우세력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로 간다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갈등상황으로 가겠느냐”면서 “ (대통령의) 지금까지 언동을 보면 불복 우려도 있지만 최소한의 양심을 믿는다”고 승복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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