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이재명 독주…비명계 지지율 1%대에 불과
경쟁 중인 국민의힘과 비교 … ‘경선 흥행 부재’ 악재
사법리스크 맞물려 … 완전 오픈프라이머리 힘 실리나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대표로 쏠려 있다. 비이재명계 후보들은 1% 안팎에 머물러 있다. 탄핵 심판이 가까울수록 이재명 단독선두가 더욱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뒤를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이 바짝 뒤따르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가 있다. 경선 흥행에서 민주당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이에 따라 ‘완전 오픈프라이머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17일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1명에게 전화면접방식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이재명 대표가 34%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 설문조사는 후보들의 이름을 직접 제시하지 않은 채 응답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인물을 답변하는 주관식으로 진행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1% 이상의 응답자가 지목한 인물 중 진보진영 인사는 이 대표 이외에 출마가 불가능한 조 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2%로 유일했다. 지난해 12.3 내란사태 이후 김동연 경기지사, 우원식 국회의장도 1%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 3째주부터, 김 지사는 이달 들어서면서 ‘1% 이상 그룹’에서 빠졌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총리는 애초부터 ‘1% 이상 그룹’에 들어가지 못했다. 유권자들 뇌리 속에 이 대표 이외의 진보진영 후보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로도 읽을 수 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김 장관이 지난해 9월 첫주부터 ‘장래 지도자’ 후보에 이름을 올리더니 올 1월 5째주에 10%대까지 올랐다.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시장, 홍준표 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은 꾸준히 1%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경쟁 구도를 유지했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지지층 결집이 극단적으로 흐르던 3월 들어 ‘1% 이상 그룹’에서 이탈했다.
지지층들만의 후보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의 이재명 쏠림’과 ‘국민의힘의 경쟁구도’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여론조사 꽃이 만 18세 이상 3003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3일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8%p)를 보면 차기대선 민주당 후보 지지자(1435명)의 85.5%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이 대표를 꼽았다. 우 의장(2.4%)과 김동연 지사(2.1%)가 2%대를 기록했고 김경수 전 지사(0.7%) 김부겸 전 총리(0.6%) 김두관 전 의원(0.2%) 등은 1%를 밑돌았다. 체포동의안 처리과정에서 민주당 의원과 검찰이 짜고 이 대표를 체포하려고 했다는 식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지지율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차기 대선 국민의힘 지지자(943명)들의 32.9%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적합한 인물로 김 장관을 지목했다. 그 뒤로 오 시장(16.5%), 홍 시장(14.8%), 한 전 대표(13.7%)가 10%대를 기록했다. 안 의원(1.8%), 유 전 의원(1.2%)은 1%대로 크게 뒤진 채 따라갔다.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범보수진영에서는 연대, 단일화 등 다양한 ‘경선 흥행’ 카드가 나올 수 있는 데 반해 범진보진영에서는 ‘이재명 독주’ 외엔 별다른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민주당 주도의 경선이 아니라 범진보진영 후보가 모두 나와 경쟁하는 ‘완전 오픈프라이머리’ 요구가 강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민주당은 지지층부터 지도부까지 이재명 대표로 대선주자가 정리가 된 상황으로 큰 변수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며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해도 김동연 지사는 현직 공무원으로 선거운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점 등으로 ‘배수진’을 치고 선거운동에 나서기 어려워 대항마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반탄 세력에 대응해 찬탄 세력으로 오세훈 한동훈 유승민 등이 손을 잡을 수 있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표는 26일 선거법 2심 선고와 함께 탄핵심판이후 보수진영의 찬탄 세력이 강화될 경우엔 본선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혁신당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한 것은 이재명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경선 흥행을 통해 범진보진영의 승리를 위한 것”이라며 “사법리스크를 보유하고 있는 이재명 일극체제로 범보수진영의 결집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