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급감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 흔적 없애기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49.1%로 급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후 파리기후협정 탈퇴 및 화석연료 사용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에 따르면 2021년, 2022년 EU 총 천연가스 수입량은 각각 3613억m³(입방미터), 3624억m³로 큰 변동이 없었으나, 2023년 3163억m³, 2024년 2979억m³로 감소했다.
특히 러-우 전쟁 전인 2021년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은 1570억m³로 총 수입물량의 43.5%를 차지했으나 2024년 545억m³(18.3%)로 줄었다.
반면 같은기간 노르웨이산은 864억m³(23.9%)에서 990억m³(33.2%)로, 미국산은 210억m³(5.8%)에서 513억m³(17.2%)로 늘었다.
천연가스 중에서도 러-우 전쟁 이전엔 EU의 러시아 파이프라인가스(PNG) 의존도가 매우 높았으나 러시아 수입량이 대폭 감소했다.
2021년 기준 EU는 4개 PNG 라인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총 1438억m³의 가스를 수입했다. 하지만 전쟁 발발 이후 가스관 폭발과 러시아 제재 등으로 2024년 러시아 PNG 수입량은 331억m³로 급감했다
노드스트림이 운송하는 가스량은 2021년 602억m³로 전체 러시아산 PNG 수입량 중 41.9%를 차지했으나 2022년 9월 스웨덴과 덴마크 해역에서 발생한 미확인 폭발로 전면 가동 중단됐다. 2025년 1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PNG 운송도 막혀 튀르크스트림 파이프를 통한 수입만 유지되는 상황이다.

또 EU는 2019년부터 그린딜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한 결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증하고, 화석연료 비중은 급감했다.
2024년 EU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307TWh로, 발전비중이 49.1%에 달했다. 2019년 986TWh(35.5%)보다 13.6%p 증가한 수치다.
이에 비해 화석에너지 발전량은 705TWh(26.5%)로, 2019년 1025TWh(37.0%) 대비 10.5%p 줄었다.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 비중이다.
이 중 가스를 사용한 발전량은 2019년 568TWh(20.5%)에서 2024년 430TWh(16.2%)로 4.3%p 감소했다. 같은기간 석탄은 450TWh(16.2%)에서 269TWh(10.1%) 6.1%p 급감했다.
원자력에너지 발전량은 765TWh(27.6%)에서 648TWh(24.4%)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력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EU집행위는 ‘적정가격 에너지 행동계획’을 발표했으나, ‘러시아 에너지 수입 종료를 위한 로드맵’ 발표는 연기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적정가격 에너지 행동계획에는 △에너지 가격 인하 △에너지 연합 완성 △투자유치와 이행 보장 △에너지위기 대응책 수립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종욱 무역협회 브뤼셀지부장은 “EU 집행위는 미국의 보편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협상안으로 제시했다”며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중단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산 LNG 수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독일은 이미 자국 LNG 수입의 90% 이상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고, 프랑스도 미국산 LNG 도입을 섣부르게 결정하면 안된다고 반대하는 등 주요국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