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법적 근거 부족한 전기 탄소배출계수 관리

2025-03-18 13:00:00 게재

세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배출 감축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에너지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23년도에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전기를 발전원별로 나열하면 석탄 발전이 가장 큰 31.4%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원자력 발전 30.7%, 천연가스 복합화력 발전 26.8%, 신재생 에너지 발전9.6%, 기타 1.5%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 등 연료를 연소하는 화력 발전은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지만 원자력 발전과 신재생 에너지 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이 제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스위스 로잔공대(EPFL)와 쮜리히공대(ETH)가 공동으로 설립한 환경 데이터베이스 전문기관인 에코 인벤트(Eco-Invent)에 따르면, 석탄 발전의 경우 전기를 만드는데 1kWh당 평균 1.25kg의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된다. 이 중에서 83%에 해당하는 1.08kgCO2는 발전소에서 연소과정에서 직접 배출되고, 나머지 13%에 해당하는 0.17kgCO2는 석탄 가치사슬인 채굴과 운반, 정제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한다.

원자력 발전과 수력발전,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은 발전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없지만 발전소의 건설과정과 태양광 패널 및 풍력 블레이드 등 설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엄밀히 말해서 원자력과 수력, 재생에너지 발전의 탄소배출계수는 '0'으로 알고 있지만 가치사슬을 포함하면 소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제로인 에너지 발전은 없다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의 실현을 위해 기존의 전력시스템에서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발전원인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철강과 플라스틱 소재, 배터리 등의 국제무역에서 저탄소 제품의 유통을 장려하고 있고, 심지어는 탄소배출 기준치를 초과하면 탄소세를 부과하거나 심하게는 수입금지를 하기도 있다.

국제무역에서 거래되는 소재와 제품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탄소배출량 정보는 전과정평가(LCA)를 활용한 가치사슬 전반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소재와 제품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부터 80%에 이른다. 전과정평가기법을 활용해 소재 등의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기 탄소배출계수는 가치사슬을 포함한 전과정 탄소배출계수다.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은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3월 말까지 검증받은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 등록한다.

이 정보는 매우 정확한 데이터이지만, 연료의 가치사슬에서의 배출량을 제외한 발전과정에서의 배출량만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 배출량 정보는 글로벌 무역탄소 규제에서 소재와 제품 등에 요구하는 탄소배출량 산정에 활용할 수가 없다.

전과정 전기탄소배출량 정보 통합관리를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전기의 전체 가치사슬의 탄소배출량을 포함한 탄소배출계수를 정기적으로 만들어내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서 탄소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전과정 전기 탄소배출량 정보를 국가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김 익 한국전과정평가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