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계엄 후폭풍 …“탄핵 선고 빨리해야”
경제·외교안보 위기, 국론 분열 … IMF 때보다 심각
입법부가 오히려 갈등 부추겨 … 통합형 리더십 절실
12.3 계엄사태가 발생한 지 100일이 넘어가면서 ‘리더십 부재’의 후폭풍이 강하게 몰려오고 있다. 경제가 추락하고 외교안보에 구멍이 났다. 국민들은 극단적으로 분열되고 있다.
IMF외환위기(1997~2001년)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당시엔 경제가 상승국면에 있었고 ‘금 모으기’ 열풍 등 국민통합 분위기도 강했다.

하지만 내란사태를 겪고 ‘독재화 국가’(스웨덴 예테보리대 산하 민주주의다양성기관 발간 ‘2025 민주주의 보고서’)로 평가를 받는 등 국민 자존감이 무너지면서 회복탄력성이 약화돼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가 사라진 국회는 타협 없는 반목으로 일관하고 있고 위기 극복의 ‘통합형 리더십’은 실종된지 오래다. 따라서 빠르게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경제, 외교안보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국민통합을 이끌어 낼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18일 모 경제부처 전 고위관계자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 대행체제로서는 외국에 나가 다른 나라 지도자를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 어렵다”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나 중장기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연금개혁 등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 군사훈련 오폭이나 충돌 사건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문제점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중 전략전쟁, 인공지능 등 기술전쟁 등 전세계가 생존을 위한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 들어가 있고 우리나라의 지속가능성이 좌우될 시점인데 이런 가장 중요한 시점에 리더십 부재 현상은 치명적”이라며 “내우외환”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성장기에서 가장 힘들었던 위기로 기록된 IMF외환위기 때와 비교해도 현재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장기 성장추세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1990년대 우리나라 연평균 성장률은 7.32%였다. 9~10% 오가던 우리나라 성장률은 본격적인 IMF관리체제로 들어선 1998년 마이너스 5.1%를 기록했다가 이듬해인 1999년에 11.5%로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000년엔 9.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경제는 빠르고 가파르게 추락중이다.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1.5%, 1.8%로 예상하며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다. 2023년엔 1.4%, 2024년엔 2.0%였다. 내란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4분기엔 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대 저성장 국면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눈덩이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 위축에 각종 배달 플랫폼과 인터넷 주문 등 환경 변화까지 겹치면서 자영업 붕괴가 빨라지고 건설업 침체와 산업 양극화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부족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론분열이다. IMF외환위기 때 보여줬던 금모으기 같은 ‘위기 극복의지’는 사라지고 진영으로 갈라져 서로 삿대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정치권이 여기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핵무장론과 계엄”을 원인으로 짚었고 국민의힘(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친중반미 노선의 이재명 대표”와 “권한대행 탄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분열의 진앙지는 입법부다. 170석의 거대야당 민주당은 적극 지지층의 요구만 보며 입법독주와 줄탄핵을 단행했고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들 역시 지지층에 기대 거부권 행사와 계엄으로 맞섰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진 지 오래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